시중에 '현금'이 풍부해지자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통화흐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시중통화량은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고·은행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초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11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중 시중통화량(M2)은 전년동월대비 5.1%(평잔, 원계열) 증가했다. 12월 증가율도 5%대 초반으로 추정됐다. 특히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설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48.6%에 불과했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가운데 5만원권의 비중은 12월말 현재 66.5%로 확대됐다. 1년 전에는 62.8%였다. 1만원권 환수율(94.6%)도 전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했고, 5천원권은 82.1%로 7.8%포인트 떨어졌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국은행의 화폐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이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광의통화(M2·평잔·계절조정 기준)에 대한 현금통화의 비율도 작년 11월 현재 2.71%로 전년 같은 달의 2.37%에 견줘 0.34%포인트 높아졌다. 재산을 될 수 있으면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중에 '보관용 현금'의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금확보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훼손화폐 사례도 증가히고 있다. 불에 타거나 장판 밑에서 뒀다가 부패해 한국은행이 새 돈으로 바꿔준 5만원권이 2012년 4억2천600만원에서 지난해 7억8천888만원으로 무려 85.2%나 치솟았다. 이 같은 분위기의 영향으로 개인금고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한 금고업체의매출액이 1년 반 사이 214%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중에 풍부해진 현금이 지하경제로 유입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오는 4월부터는 법정 최고이자율이 연 34.9%(4.1% 인하)로 인하됨에 따라 사채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최고금리마저 내려 사채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단속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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