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오미자·곶감·사과·포도'…돈 안되는 '인삼·마늘·참깨·참외'

입력 2014-02-04 10:57:32

경북 대표 특산물 희비

경상북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의 생산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상주 곶감이나 김천 포도, 문경 오미자, 청송 사과 등은 재배면적과 농가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높은 부가가치와 재배 기술 향상, 해외시장 확대 등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성주 참외, 풍기 인삼, 예천 참깨 등 유명세를 떨치던 특산물은 농촌지역 고령화와 수익성 저하로 재배면적과 농가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특산물 생산 감소에 직면한 지자체들은 재배기술 보급과 시설 개량 등 재배농가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웃음꽃 피는 문경·상주·청송·김천

문경의 대표 작물인 오미자는 7년 만에 효자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2005년 40억원에 불과했던 지역 농가 소득이 1천억원대 고소득 작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오미자 생산 농가는 2005년 300여 가구에서 지난해 1천200가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재배 면적도 178㏊에서 900㏊로 늘었고, 생산량은 600t에서 5천100t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오미자 농가 수익은 612억원, 가공 매출은 450억원에 이르렀다.

문경시는 2006년 농업기술센터 소득작물과 내에 '오미자계'를 신설해 오미자청'오미자식초'오미자와인 등 가공식품을 다양화했고, 판매'유통경로도 확보했다. 문경시 이우식 오미자담당은 "천식 치료를 위한 한약재로만 쓰이던 오미자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며 "특히 오미자 가공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득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상주 곶감의 재료가 되는 떫은 감의 재배면적과 농가 수도 증가세다. 2010년 5천818곳의 농가에서 1만6천393t을 생산했던 떫은 감은 2년 만에 생산농가는 6천500가구로 늘었고, 생산량도 2만100t으로 증가했다. 수익도 2010년 1천억원에서 2012년 1천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청송 사과는 2011년부터 재배 면적과 농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사과 재배면적은 2011년 2천464㏊에서 지난해 2천676㏊로 212㏊가 늘었다. 같은 기간 재배농가도 2천424가구에서 2천700가구로 276가구나 증가했다. 청송 전체 농가의 70%에 이르는 수치다.

청송군 송순열 친환경농정과장은 "과수원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며 사과나무 신품종을 보급하는 등 기술 지원이 강화된 덕분"이라며 "젊은 귀농인들도 수익성이 높은 사과농사를 주로 선택해 생산 농가 증가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김천 포도도 지역 효자작물로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재배 면적은 2011년 2천158㏊에서 2013년 2천217㏊로 늘었고, 생산 농가도 4천736가구에서 4천815가구로 확대됐다.

◆고민 늘어가는 영주·의성·예천·성주

영주 풍기인삼과 의성 마늘, 예천 참기름, 성주 참외 등은 농촌 지역 고령화와 가격 하락, 수입 확대 등의 여파로 재배농가가 줄고 있다. 전통적인 마늘 주산지인 의성의 마늘 농가는 농촌 지역 고령화와 중국산 마늘 수입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 의성 마늘 재배농가는 2011년 4천159가구에서 2014년 3천407가구로 3년 만에 18%(752가구)나 감소했다.

참기름으로 유명한 예천의 참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천 지역 참깨 재배농가는 2011년 2천200가구에서 지난해 2천190가구로 매년 소폭 감소하고 있다. 재배면적도 2011년 375㏊에서 지난해 340㏊로 줄었다. 참깨는 다른 밭작물에 비해 수익이 높은 편이지만 참외나 토마토 등 시설 작물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주 풍기인삼도 재배면적이 매년 줄고 있다. 인삼 재배 농가와 면적은 2010년 920가구, 1천694㏊에서 지난해 758가구, 1천255㏊로 크게 줄었다. 인삼은 한 곳에서 10년 이상 연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재배농가가 새로운 땅을 찾아 역외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성주 참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성주 참외 재배농가는 2010년 4천795가구에서 3년 만에 4천433가구로 줄었다. 재배 면적도 4천11㏊에서 3천879㏊로 감소했다.

이처럼 특산물 재배 농가가 감소하는 이유는 고령화된 농촌 지역 특성상 재배를 포기하는 소농이 늘고 대규모 영농이 확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소비자 선호도가 변화함에 따라 고소득 작물의 종류가 바뀌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자체들은 대표 특산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영주시는 연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역외로 이전하는 농가들의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성주군은 참외 농가를 대상으로 재배기술 지원과 인터넷 쇼핑몰 등 판로개척, 시설 현대화 등 재배농가를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성주군이 지난해 농가 시설하우스 파이프 교체와 보온덮개 자동 개폐기 설치, 신규 농업인 육성, 우수 후계농 지원 사업 등에 투입한 예산만 220억원이 넘는다.

성주군 농정과 관계자는 "참외 재배농가와 재배면적은 줄어들고 있지만 노동력 절감 등으로 인해 가구당 재배면적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유통구조 다변화와 물류 혁신, 연작장해극복 기술개발 등 기술 혁신 등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생산량은 전년도 시세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재배면적 감소는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신품종 보급과 영농 기술 개발, 새 소득작목 육성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특산물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희대'마경대'엄재진'장성현'전병용'고도현'신현일'전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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