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문화재단과의 공감대 형성

입력 2014-02-04 07:39:20

얼마 전 달서구청에서는 웃는얼굴아트센터를 기반으로 달서문화재단이 운영 준비에 들어갔고, 중구청에서도 봉산문화회관을 기반으로 한 문화재단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대구에는 오페라하우스의 대구오페라재단, 수성아트피아의 수성문화재단, 달성문화센터의 달성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의 동구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모두 지역문화 기반시설인 공공 공연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이래 정부는 정책적으로 문화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국가적인 과제로 삼았다. 이 덕분에 각 지방자치단체도 유행처럼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였다. 그 결과 타 시도에서는 드물게 우리 대구에서는 시립 3곳과 구립 7곳 등 모든 행정기관이 문화예술회관을 보유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대구는 공연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문화예술회관은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 크게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업소와 재단법인으로 구성된 문화재단으로 구분된다. 직접 운영하는 사업소는 공무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문직 공무원들이 채용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문화재단은 전문가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몇몇 공무원들이 행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구조로 되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준다.

문화재단은 자치단체에서 감당하고 있던 문화예술행정의 권한을 전문가들에게 맡겨 보다 전문화된 다양한 문화 정책을 수립함과 동시에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효율적 경영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자치단체와의 공감대 형성 부재와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인해 자칫 공공성을 중시하던 문화 정책이 수익성 중심으로 차츰 변화될 수 있다.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예술인 및 예술단체들에게 돌아가야 할 작품 활동 기회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문화재단이 자칫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단이 설립되기 전 자치단체와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인 공감대가 가능한 사업소와는 달리 외부 전문가들에게 문화예술행정의 권한이 이관되는 문화재단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와 문화재단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제도가 마련된다면 지역에서 성공적인 문화재단 운영 사례로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 병 준(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팀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