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의 병원에서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을 했다. 놀랍게도 상당수 간호과 학생들이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웃음치료사는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또는 억지스럽게라도 웃게 하며, 웃음에 대해 알려주고, 웃음을 통해 심신을 치료하는 '건강 증진 도우미'라고 했다.
의료계에서도 '웃음치료'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울증부터 암까지 웃음이 약으로 쓰이는 곳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한국웃음연구소에 따르면, 건강하게 웃는 법은 미소보다는 '하하하, 호호호' 소리 내어 웃는 것이며, 이는 우리 마음속의 병뿐 아니라 육체의 병도 치유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바로 우리 몸속 암세포를 제거하는 NK세포(자연살상세포)의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웃음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는 것이다. 뇌는 거짓 웃음도 진짜 웃음과 똑같이 인지해 억지로 웃어도 90%는 정말 웃겨서 웃을 때와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웃음치료의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많다. 주 2회씩 모두 8차례 웃음치료를 받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신체 통증 정도와 수면장애 발생 비율이 낮고,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람은 신체화 증상(두통, 근육통, 소화불량)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웃음이 암 같은 난치병의 치료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 열쇠는 인체의 면역세포에 있다. 조사결과 환자들에게 코미디를 보여준 뒤, 즉 환자들을 크게 웃게 한 뒤 면역계에 나타나는 변화를 조사했더니 NK세포의 활성도가 30% 이상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웃음은 바이러스와 암에 대한 면역과도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K세포는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내 죽이고, 면역을 조절하는 신기한 세포로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NK세포가 줄어들고, 반면에 크게 웃으면 그 숫자도 늘어나며, 행동도 더 활발해진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 특히 50대 이상은 하루에 4번 정도 웃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20대 젊은이들이 하루 평균 12~14번 정도 웃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유교적 전통 때문에 기쁨이나 슬픔 등의 감정을 바깥으로 내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 면역체계와 호르몬 분비에도 이상을 일으켜 전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잠깐 크게 웃는 것만으로도 9분 동안 빠르게 걷는 것과 같은 정도의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고, 15초 동안 웃으면 수명이 이틀 정도 연장된다고 한다. 웃음은 연습이고 습관이라고 한다. 웃는 것만으로도 운명이 바뀔 수 있고,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모두 큰소리로 웃어보자.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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