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터키 등 신흥국 금융 불안의 회오리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미국'일본 증시가 며칠 새 3% 이상 떨어지는 등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은 요동치고 있다. 이미 세계 경제가 신흥국발 폭풍 권역에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신흥국 금융 불안은 미국이 이달부터 본격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에 들어가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가치가 올 들어 20% 이상 급락하고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또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들 국가는 1997년 우리 외환 위기 때처럼 외환 보유고가 급격히 줄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걱정이다. 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벌써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 보유고와 재정 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는 하지만 신흥국 금융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지금의 심리적 불안감이 향후 엄청난 쓰나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국 경제의 근심거리도 문제다. 1천조 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와 기업 부실, 내수 장기 침체 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외부 충격에 약한 자본시장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는 늘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극심한 여야 대립 등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악성 요인도 수두룩하다. 이런 요인들이 한꺼번에 결합돼 부정적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정부가 이런 대외 여건 불안이 이제 '시작 단계'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신흥국 금융 위기에서 우리라고 비껴갈 수는 없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상시적이고 장기화된다는 전제하에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지만 금융 불안 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하고 튼튼한 방어벽을 쌓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글로벌 위기가 금융뿐 아니라 수출 등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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