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바보 검사'

입력 2014-01-27 11:07:16

스탈린 시대 주소련 미국 대사 조지프 데이비스는 스탈린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의 갈색 눈은 매우 지혜롭고 온화해 보인다. 아이들은 그의 무릎에 앉고 싶어할 테고, 개도 그를 따를 것이다." 실제로 스탈린은 외국 언론인이나 지식인과 대담할 때 더없이 친절하고 상냥하게 응대했다고 한다. 당시 서구의 좌파 지식인들도 대부분 이런 연극에 속아 넘어갔다.

영국의 과학 소설가이자 문명 비평가인 H.G. 웰스는 1934년 스탈린을 만난 뒤 이렇게 격찬했다. "그처럼 솔직하고 공정하고 숨김없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아무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 그를 신뢰한다."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그는 원칙이 있는 선량한 사람"이라 했고 독일의 전기 작가 에밀 루트비히는 "그라면 안심하고 자식 교육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버나드 쇼는 한 술 더 떠 스탈린을 강림(降臨) 예수로 추어올렸다. "스탈린은 10년 전에는 불가능으로 보였던 약속을 실현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내려왔다. 예수는 더 이상 우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예수가 살아있다면 어떤 일을 했을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런 순진함에 대해 조지 오웰은 "알 카포네도 집에서는 최고의 남편과 아빠였다"고 냉소했다. 실제로 그랬다. 그는 무시무시한 범죄자였지만 어머니에겐 효심 깊은 아들, 아내와 자녀에겐 자상한 남편이요 아빠였다. 그리고 인정 있는 이웃이기도 했다. 무료 식당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줬으며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병원비를 대신 내줬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의 빈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는 아인슈타인, 헨리 포드와 함께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오웰은 이런 젊은이들과 스탈린을 찬양하는 좌파 지식인은 도덕적 판단능력에서는 한 묶음이라고 비판했다.

구속된 '해결사 검사'와 연인 관계인 에이미가 한 인터뷰에서 "남들은 '해결사 검사'라는데 제가 보기엔 '바보 검사'"라고 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것이다. 자신에게는 '바보 검사'이겠지만 그의 공갈에 당한 병원장, 그리고 그러한 공권력의 사적 유용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을 힘없는 국민에게는 '해결사 검사'라는 것이다. 이렇게 '개념'이 없으니 연예인이 도매금으로 '딴따라' 소리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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