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한미 연합 훈련인 키리졸브와 유엔의 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잇따라 강도 높은 협박을 했다. 당시 북한 대남 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북 간의 불가침 합의를 전면 폐기하고 남북 직통전화 등 판문점 연락 통로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0년 연평도를 포격했던 부대를 시찰해 "전면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가 됐다"며 핵 선제 타격 권리 행사와 전면전 가능성을 들먹이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이러한 강도 높은 발언이 구체적 도발 징후는 아니라고 풀이했다. 한 고위 인사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앞두고 높은 수위의 협박은 없었다며 "진돗개는 갑자기 달려들어 공격하며,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Barking Dogs Seldom Bite'라는 외국 속담으로 빈 수레가 요란하다 정도로 풀이된다.
KB국민, 롯데, NH농협 카드 3사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런데 정부나 고위 금융 책임자의 발언을 보면 협박과 헛발질투성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정보 유출만 해도 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불법으로 취득한 고객 정보를 이용하다 적발되면 1천억 원대의 과징금을 물릴 수도 있다"고 했다. 나아가 "고객 정보 유출 회사는 문 닫게 하고, 관련 인사는 영원히 금융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고 했다. 앞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책임만 따진다" "고객이 금융기관의 개인 정보 활용에 다 동의하지 않았느냐"고 했다가 잇따라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문제는 이러한 협박성 발언을 과거에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2008년 옥션의 1천만 건, 2011년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3천500만 건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다. 금융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1년에만 현대캐피탈(175만 건), 삼성카드(47만 건), 하나SK카드(5만 건) 사건이 터졌다. 이때 강경 조치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호들갑만 떨지 말고,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대책을 세워 강경하게 조치했으면, 오늘날의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으르렁거리면 겁은 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빨도, 발톱도 없는데 누가 무서워하겠는가? 짖으면 반드시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야 겁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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