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근현대 名 건축기행] <5>대구 앞산전망대

입력 2014-01-25 08:00:00

지형과의 조화 인공적 느낌 최소화…'우리 삶터, 대구' 자연스레 친근감

대구 관광의 키포인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앞산전망대.
대구 관광의 키포인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앞산전망대. '저비용 고효율' 공공건축물의 대표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인공 시설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한 자연친화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건축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건축의 사회적 기능을 위해 이 시대 우리의 건축은 어떤 형식을 지향해야 할까? 그것은 아마도 물리적 형태의 공간만을 구축하기보다는 다양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장소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도시에서 방치되거나 소외된 장소를 재생하는 건축의 공간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 위에 새로운 장소성이 부여되는 것을 의미하며 진정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건축과 디자인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산전망대'는 아주 적은 예산(2억5천만원)을 들여 도시와 자연, 역사와 미래를 함께 엮어낸 성공적인 건축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장소의 재발견이라고 이름붙일 만하다.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대구에서 먹고 자고 살아가는 대구시민들에게 대구가 어떤 도시라는 산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장으로서의 역할만으로도 앞산전망대의 가치는 충분하다. 전망대가 들어서기 전과 후는 너무 다르다. 성형외과 홍보지에 나오는 'Before-After' 사진 두 장의 격차 이상이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1 대구방문의 해에 맞춘 사업이어서 타이밍도 적절했다. 그 결과 대구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포인트가 됐다. 1일 2천500명 이상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다.

주'야간 불문하고 대구시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개방된 공간으로서, 열린 디자인을 자랑하는 곳이다. 전망대의 효과는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파노라믹 조망권이 그 첫째 자랑거리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어디 한 곳 막힘이 없다. 대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둘째는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낮에는 낮시간대로, 밤에는 밤의 정취를 담아 다양한 모습의 대구를 보여준다. 또한 야간 산행의 등대 역할도 한다.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꺼지지 않는 빛의 디자인이다. 셋째는 저비용 고효율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이런 적은 예산으로 이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는 공공건축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 가장 성공적인 도시 디자인이라고 해도 한 치의 지나침이 없다. 인공의 건축을 최소화하는 대신 효과를 최대화한 경제성도 극대화시킨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공사 기간도 놀랄 만큼 짧았다. 2011년 6월 13일부터 8월 말까지 불과 2개월 보름 정도.

대구의 상징이기도 한 앞산의 뛰어난 자연경관 속에 수천 년 사람이 살아왔고 지금도 수백만 명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 대구의 시가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대구를 찾는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대구를 제대로 알리는 장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 건축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일반적인 토목이나 건축 설계와는 달리 자연경관과 조화된 디자인을 반영한다는 대원칙 아래 추진된 사업이다.

건축설계를 맡은 심이건축사무소가 이 사업의 포인트로 잡은 것은 '대구의 새로운 상징성과 조망을 3차원적으로 원근법에 의해 표현한다'였다.

자연친화적인 측면에서는 자연지형에 어울리고, 인공적인 시설은 최소화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자연에 위배되는 시설물 없이 대구 도심과 팔공산 등의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도 주안점을 두었다. 효과적인 측면에서는 앞산전망대 조성을 계기로 도심의 휴식공간과 주변지역 등을 연계하는 실질적인 촉발 효과가 다양한 방면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점에도 주목했다. 자연지형에 어울리고 친환경성을 반영하여 '친환경 생태공원'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이 사업은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도시와 도심재생의 장기발전계획에도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 부수적인 효과로는 야간경관 조명시설과 생태환경 조성사업 등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영역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각종 언론 보도도 찬사 일색이어서 이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아름다운 대구 야경' '대구 앞산 전망대 팔공산까지 훤하다' '대구시내가 한눈에' '앞산전망대서 달구벌 한눈에', 대구시내가 발아래에', '대구시내가 발아래 펼쳐진다' 는 등이었다.

심재익 (주)심이건축사무소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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