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전자산업 아시아허브 '영천'] ④공군 항공기술연구소

입력 2014-01-24 07:24:31

기종별 비행자료 분석, 수명 연장기법 연구 "해외 제작사 기술 의존 낮춰"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주기골 안전성 판단 및 보강부위 선정, 후속 대책 연구 등을 통해 F-5E/F 항공기의 운영기간을 2023∼2025년까지 연장했다. 공군군수사령부 81항공정비창에서 F-5 항공기를 창정비하는 모습. 민병곤기자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주기골 안전성 판단 및 보강부위 선정, 후속 대책 연구 등을 통해 F-5E/F 항공기의 운영기간을 2023∼2025년까지 연장했다. 공군군수사령부 81항공정비창에서 F-5 항공기를 창정비하는 모습. 민병곤기자
공군 항공기술연구소 부품개발평가실에서 우상욱 연구원이 3D 스캐너 장비로 항공부품을 측정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공군 항공기술연구소 부품개발평가실에서 우상욱 연구원이 3D 스캐너 장비로 항공부품을 측정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경상북도는 항공전자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9년 10월 공군 항공기술연구소와 인력 및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구공군기지(K2)에는 F-15K를 비롯한 공군 항공기의 안전성과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기술을 지원하는 공군 항공기술연구소가 있다.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1989년 공군군수사령부 제81항공정비창 예하 항공공학연구실로 설립된 뒤 1991년 전대급 부대로 승격됐다. 항공기술연구소에는 석'박사 학위와 해외 전문교육을 받은 전문가 60여 명이 공군의 항공기술력을 높이며 전력 증강 및 예산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항공기 수명 관리 국내 유일의 기관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항공기 주요 기골의 수명 관리, 수리기술 개발, 국산화 시제품에 대한 시험평가, 항공기 사고조사 관련 기술지원, 항공전자시스템 운영 단계의 기술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항공기술연구소는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항공기 수명관리실, 정비기술개발실, 부품개발평가실, 시험분석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기 수명관리실은 공군에서 운영하는 항공기의 운용도를 분석해 수명 및 구조 건전성을 평가한다. 같은 항공기라도 공대공 혹은 공대지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 강도가 달라진다. 수명관리실에서는 항공기의 비행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부품별 수명을 계산한다. 엔진 및 항공전자 부품의 수명 관리 기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의 수명 연장 기법을 연구해 군수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정비기술개발실에서는 항공기의 기체, 기관, 전기'전자 부품 등의 정비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수리 지침이 없는 경우에도 연구를 통해 정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 구조 수리 및 부품 개조에 대한 안전성 검증도 담당하고 있다. 최신 정비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실제 항공기 수리에 적용하고 있다.

부품개발평가실은 항공기 관련 국산화 부품 개발 및 시험평가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부품에 대해서도 시험평가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한다. 항공기 부품을 개발해 국산화한 업체에 대해 대체 재질 검토, 설계자료 제공 등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항공기 구조 및 부품 수리와 관련해 역설계로 자료를 만들고 결함품의 형상 측정 기술을 지원한다. 3D 스캐너 등 다양한 장비로 정밀하게 측정한 뒤 거꾸로 설계도면까지 만들어낸다. 항공기의 대형 부품 및 정밀 부품의 역설계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항공전자부품 조립체의 시험평가 능력도 갖췄다.

시험분석실에선 항공기 주요 결함에 대한 손상 원인을 정밀 분석한다. 물리적인 손상 원인 분석은 물론 금속이나 화학적 성분의 적합 여부까지 연구하고 있다. 항공부품 재료의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실제 결함품의 분석에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2008년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역학'화학 분야 국제공인 시험기관 자격을 획득해 분석 결과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했다.

◆장기 운영 항공기 수리기술 개발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최신 무기체계 도입, 국산 항공기 운영 등 급변하는 항공전력 운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족적 기술능력 확보'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항공기의 경우 국제기술지원기구를 통해 운영 중 필요한 기술을 획득하고 있으나 30년 이상 운영 중인 F-4/5 항공기는 항공기술연구소에서 수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장기 운영 항공기의 경우 설계 당시에는 예측하지 못한 결함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적절한 수리를 하지 않으면 가동할 수 없는 항공기가 늘어나게 된다.

항공기술연구소는 공군이 운영하는 전투기에 대해 연간 1회씩 기종별 수명 관리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F-5E/F 항공기의 운영기간 연장 필요성에 따라 주기골 안전성 판단 및 보강 부위 선정,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 등을 거쳐 2023∼2025년까지 항공기 수명을 연장했다. F-5E/F 항공기의 운영기간 연장은 한국 공군의 독자적인 연구 수행 결과로 대외 기술 의존도를 줄이며 연구비 및 개조비용 140억원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2011년에는 1년 6개월간의 연구 끝에 F-16 하중 및 응력 스펙트럼 생성 프로그램을 개발, 해외 항공기 제작사와 동일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예산 3억2천800만원을 절감했다.

2012년에는 F-15K 항공기의 독자적인 수명평가 능력을 확보했다. 이는 F-15 항공기 운영국 중 최초로 수행됐으며 국제적으로 한국 공군의 항공기술 위상을 높이고 해외 제작사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춰 예산 300억원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네덜란드 항공우주연구원과 기술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해 C-130 항공기의 수명 관리 기법 공동연구를 추진했다. 공군 항공기술연구소와 네덜란드 항공우주연구원이 C-130 항공기에 비행기록장치(FDR)를 장착한 뒤 획득한 비행자료를 공동 분석해 항공기 수명 관리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전자 부품 정비능력 확보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첨단 무기체계 중 항공전자 장비와 정밀유도무기의 비중 증대로 항공전자 및 탄약에 관련된 최신 운영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항공전자 장비의 경우 해외 제작사의 기술 이전 제한 및 기술 발전에 따른 전자부품 단종으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기술연구소는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F-16 항공기 레이더 회로카드의 국내 정비능력을 확보했으며 항공전자 부품 수명 관리 프로그램 구축 및 전자부품에 의한 간헐적인 결함 탐지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밀유도무기의 경우 평시 훈련을 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시를 위해 저장하고 있어 유도무기가 올바른 상태인지 신뢰성 평가를 주기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공군의 정밀유도무기 대부분이 해외 수입품으로 신뢰성 평가도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항공기술연구소는 관련 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사이드와인더(AIM-9) 공대공 미사일 내부 단품인 가스발생기의 신뢰성 평가를 시작으로 팝아이(AGM-142) 공대지 유도탄 배터리의 비군사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항공기 결함 원인 분석을 위해 민간의 최신 검사기법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군에서 활용하는 비파괴 검사법은 형광, 와전류, 초음파, 자분탐상, 방사선 검사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항공기술연구소는 최근 민간의 검사기법인 중성자 검사와 C-T 검사법을 활용해 T-50 항공기 조종면 작동기 내부에서 발생된 빙결 결함, T-103항공기 엔진 케이스 내부의 제작 결함 등을 비행 안전 저해 이전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능력을 확보했다.

◆민'군 항공기술 교류의 장 마련

공군 항공기술연구소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20여 회에 걸쳐 산'학'연 항공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항공기술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소 및 업체들이 군용 항공기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고 선진 항공기술을 군내에 도입함으로써 공군 기술력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2012년 9월 개최된 제21회 항공기술심포지엄에는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3개국이 참여해 공군 항공기술연구소의 역량을 해외에 자랑했다. 2013년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2회 국제항공기술심포지엄에는 한국,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의 항공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항공기술연구소는 '항공우주산업기술 컨퍼런스' 개최, 군'학 기술교류회의 개최 등으로 민'군 기술교류를 통한 신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부터 민간 분야에서 사용되던 '복합재료를 이용한 금속 수리기법'을 도입해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수리불가 판정을 받았던 일부 부품들도 수리할 수 있게 돼 항공기 부품 구매비용 절감 및 가동률 향상 효과를 거뒀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협찬 : 경북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