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구청 행복 둥지 사업, 전국 확산되길

입력 2014-01-11 08:00:00

대구 동구청이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으로 한국지방정부학회가 주관한 지방정부 정책 대상을 받았다. 축하한다. 가진 재산도, 집을 빌릴 능력도 없는 동구청 관내 저소득층이 재단장한 폐가나 공가(空家)를 무상으로 쓸 수 있는 이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은 사회적 약자층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줌과 동시에 거주 불안을 해소하고, 우범지역화할 수 있는 도심 빈집을 줄일 수 있다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대구 동구청이 한국해비타트 대구경북지회와 함께 실시하여 호평받고 있는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은 전국적으로 널려 있다. 먼저 대구 시내 8개 구'군부터 관내 정확한 빈집의 규모를 파악하고, 집주인의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 동참 여부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가진 자의 여유 공간 제공이 거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절박한 처지의 약자층을 돕는 것은 새로운 상생 문화이다. 여기에 디자인이나 건축 설계'인테리어 등에서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 기관, 학회 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의 확장 가능성은 더 커진다.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열악한 자조 모임을 도울 수도 있다. 대구미혼모협회는 54명 미혼모들의 자조 모임이다. 그러나 최근 더부살이하던 중구의 모 빌딩이 팔리는 바람에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미혼모들이 사회 편견을 딛고 100여 명의 아이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데 이 자조 모임의 역할은 크다. 돈을 내고 공간을 임대할 경제적 능력은 없지만, 나눔 공간은 꼭 필요하다.

대구 동구청의 행복 둥지 디딤돌 사업처럼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이 좀 더 활성화된다면 대구미혼모협회도 사무실 공간 확보에 성공할 수 있다. 이런 공간 나눔 운동은 서울에서는 이미 사회적기업으로까지 발전해 있다. '공기남'(공간을 나눠 쓰는 남자)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공간을 가진 사람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비수익적 관점에서 연결해 주는 공기남 운동이나, 행복 둥지 주거 안정 디딤돌 사업이나 모두 21세기적인 시민 정신을 구현한 사례이다.

더불어 대구디자인지원센터 등이 공가나 폐가'빈 사무실 등을 리모델링하여 공간 나눔이나 행복 둥지 사업을 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대구 동구청 행복 둥지 사업이 더 활발하게 꽃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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