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반값에 성공하기/정구현'조금선 지음/라온 북 펴냄
퇴직 후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처럼 단순히 '젊어서 열심히 일했으니 고향으로 돌아가 집 앞에 작은 밭을 일구며 살겠다'는 차원이 아니다. 농촌생활로 건강과 여가를 챙기는 동시에 수익도 고려한다. 그렇다고 '땅을 일궈 먹고살기에 급급한 생활'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생각하는 귀농귀촌은 여가 선용인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며,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이 책 '귀농귀촌 반값에 성공하기'는 삶의 현장이자 수익창출과 재테크를 위한 귀농귀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은 '귀농귀촌 우습게 보다가 큰코 다친다!'고 경고한다.
자칫하다가는 집값, 농약 값, 비료 값 등으로 수익은커녕 적자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귀농귀촌은 사업이며, 따라서 입지선정, 집과 농지구입, 작물선택, 정부정책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6장으로 분류해 설명한다. 1장은 퇴직한 베이비부머의 고민과 걱정에 대한 대안, 2장은 귀농귀촌 성공 노하우, 3장은 평균 비용 반값으로 귀농귀촌하는 비법, 4장은 귀농귀촌 문제 해결하기, 5장은 농지투자방법, 6장은 정책지원과 귀농귀촌, 농지, 농가주택, 세금 관련 Q&A로 귀농귀촌 궁금증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은퇴 후 농사를 짓고 그 수익을 근거로 살겠다면 미리 알아야 할 사항이 많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농사 자체와 수익이다.
농사를 지어 수익에 이르려면 농지, 농기계, 기술, 판로 등 갖추어야 할 요건이 많다. 농지 값은 옛날처럼 싸지 않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농토를 바탕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과 달리 귀농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퇴직금을 모두 투자하고, 대출까지 받아 농지를 구입하느라 빚더미에 오르거나 파산할 수도 있다.
농지를 마련했다고 해도 수익을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을 터득하는 세월, 과수원의 경우 과수나무가 자라서 일정량 이상의 생산을 얻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수준급의 농민이 되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자연적인 변수도 많다. 날씨 영향으로 흉작이 될 수 있고, 풍년이 들어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다. 한 해는 수익을 보았지만 그다음 해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농사는 등락이 심한 자영업이다. 오랜 세월 농사를 지어온 사람은 견딜 수 있지만, 초보 농부는 큰 타격을 받는다.
귀농귀촌을 생각한다면 큰 농사로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필요한 식자재를 자급자족하고, 최소한의 수익과 최소한의 지출로 살아가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땅이나 농기구를 사는 데 무모하게 투자하기보다는 이웃의 일을 거들어주고, 그 돈으로 생활비를 보태면서 기술을 익히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농사의 전망도 알아보고, 자신이 농업에 적합한 사람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덜컥 농지나 기계부터 구입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
귀농이라고 해서 반드시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고집할 필요도 없다. 도시와 가까운 농촌에서 농산물을 가공판매하거나 관광지 근처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거나 농산물 유통 혹은 어린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귀농하고자 하는 지역에 따라 여러 업종을 고려할 수 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따라 귀농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결정했더라도 농사 외에 다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은퇴 전에 자신이 해왔던 일과 연결할 수 있는 일 혹은 귀농하려는 고장에서 농사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유리하다는 것이다. 농사 외에 다른 수익이 있으면 농촌에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버티기 수월하다.
귀농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물 좋고 공기 좋은 한적한 곳에 집을 크게 짓는다는 것이다. 주거지는 마을 안이거나 마을과 아주 인접해야 한다. 자동차가 없으면 들어가기도 힘든 곳은 일 년에 한두 번 가서 쉴 곳이지, 거주하기에 너무 불편하다.
큰집은 비용부담만 클 뿐 쓸모가 없다. 집을 작게 짓는 대신 창고를 만들고 마당을 넓게 쓰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마당은 그야말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장소다. 농사 준비와 마무리를 할 도 있고, 이웃을 만날 수 있고, 평상을 내놓고 쉴 수도 있다. 무엇보다 빨래를 널 수 있다. 271쪽, 1만3천800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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