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이 다시 눈독 들이는 '대구보건대'

입력 2013-12-24 07:36:02

대졸 지원자 500명 넘어, 진로 바꿔 국가면허 도전

대구보건대에서 학생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학력유턴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소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치기공과 이채원
대구보건대에서 학생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학력유턴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소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치기공과 이채원'권유화, 물리치료과 김소라, 안경광학과 이근영 씨. 대구보건대 제공

2006학년도 620명, 2009학년도에는 830명, 2010학년도 1천20명 등 급속히 증가했다. 이후 2년간 감소하던 대졸 지원자는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원자 중 최종 합격자는 매년 180명~200명가량이다.

대구보건대에 대졸자가 많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최영상 입학처장은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국가 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취업과 창업에 유리한 보건계열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구보건대는 42년간 졸업한 6만5천여 명 동문들이 전국의 의료기관에서 중견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어 후배들의 취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대졸 지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력유턴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목표의식이 분명하고, 대부분 성적도 우수해 대학이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보건대 경우 대학과 교육부가 지원하는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중 30%가량이 학력유턴자들이란 점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2년간 학생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 20명 중 7명도 학력유턴자다. 홍보대사 치기공과 3학년 이채원(23'여) 씨는 수도권의 스포츠경영학과 출신이고, 안경광학과 2학년 이근영(25) 씨는 울산 지역대학 수학과 출신이다. 이들은 부모님과 친척이 경영하는 치과기공소와 안경원을 보고 학과를 선택했다. 이채원 씨는 "입학하자마자 적성에 맞는 실습을 하고 부모님처럼 상담해 주시는 교수님을 보며 4년제 대학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물리치료과 2학년 김소라(23'여) 씨는 의료기기과를 다니다가 학력유턴을 했으며, 치기공과 1학년 권유화(22'여) 씨는 경영학부 출신이다. 병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들은 국가면허의 중요성을 알고 진로를 과감히 바꿨다. 4년제 대학교에 인연을 맺었던 이들이 이제는 전문대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진로 바꿔 성공한 학력유턴자 '수험생들 후회 없는 선택하길'

학력유턴자 중에는 과감히 진로를 바꿔 성공한 예가 많다.

4년제 졸업자 윤선아(33'여) 씨는 안정적인 전문 직업을 얻기 위해서 물리치료과에 재입학했다. 윤 씨는 2010년 물리치료사 국가고시에서 전국수석과 학과수석을 동시에 차지했다. 현재 대구보건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 씨는 원하던 일을 하게 돼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지역 건설현장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있는 박모(36) 씨는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 야간을 다니고 있다. 박 씨는 "대기업이지만 미래가 불안전한 것이 전문대학을 다시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학력유턴자들은 "고등학교 때에는 간판만 보고 4년제 대학을 선택했지만 용기를 내서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며 "수험생들에게 졸업 후의 내 미래를 생각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고 조언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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