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올해 21억 목표 모금 시작…시민 참여율 높이기 고심
대구지역 적십자회비 모금액이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모금액을 늘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대구시민들이 갖고 있는 적십자에 대한 선입견이 모금액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이달 10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적십자회비 모금 런칭식을 열고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모금활동은 내년 1월 31일까지 총 53일간 진행된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목표로 잡은 올해의 모금액은 21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납부방법은 지로용지를 이용해 금융기관에 납부하거나 적십자 홈페이지(www.redcross.or.kr)에서 휴대폰, 신용카드 결제, 온라인 계좌이체, 신용카드 포인트로 등으로 납부가 가능하다.
◆모금 목표액 점점 줄어=문제는 적십자회비 모금 목표액이 점점 하향조정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집중모금활동 기간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의 모금 목표액은 2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액수로 2011년에는 23억원이었던 목표액이 2012년에는 22억원, 지난해와 올해는 21억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집중모금활동 기간에 대부분 모금이 되지만 목표의 60% 안팎"이라며 "다른 지역이 75~80% 사이의 달성률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대구는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최종 모금액은 약 22억800만원이었으나, 집중모금활동 기간에 모인 금액은 목표액 21억원의 64%인 약 13억4천만원이었다. 나머지 모금액은 집중모금기간 종료 후 상시적으로 모금해 목표액을 채웠다.
이처럼 적십자회비 모금 목표액 달성이 쉽지 않은 이유로 적십자사는 내부적으로 적십자사에 대한 시민들의 선입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한적십자사의 주요 활동은 각종 긴급구호활동과 봉사활동이다. 하지만 대부분 '적십자사'라고 하면 '헌혈'과 '대북사업'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정부 시절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뤄진 대북지원사업을 두고 "내가 낸 적십자회비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대구시민들 사이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어 적십자회비 모금에 애를 먹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헌혈이나 대북지원사업은 적십자사 업무 중 일부분일 뿐"이라며 "대한적십자사의 모든 활동은 적십자회비로만 이뤄지고, 또 적십자사가 국정감사를 받는 단체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내는 회비를 허투루 쓸 수가 없다"고 했다.
◆무료급식과 취약계층 보호활동에 주력='회비'라는 말이 주는 어감 때문에 들어오는 항의도 적지 않다.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은 성별, 국적,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과 관계없이 적십자사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회비를 내면 자동적으로 회원의 지위를 가지도록 돼 있다. 이는 대한적십자사가 행정기관을 통해 적십자회비 납부 지로용지를 배부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회비 납부 여부는 지로용지를 받은 국민의 자유인데 '회비'라는 말 때문에 '난 적십자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왜 돈을 내라고 하느냐'고 따지는 전화도 적지 않게 걸려온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적십자회비 납부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무료급식과 취약계층 보호활동 등 적십자회비로 이뤄지는 각종 봉사활동을 널리 알려 적십자회비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적십자회비는 법정기부금으로 개인과 개인사업자는 연말정산 시 세제혜택을, 법인은 법인 소득금액의 50%까지 전액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홍보 중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우리가 적십자회비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면 그 나눔이 모여 큰 희망으로, 이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적십자회비 납부 동참을 호소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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