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16명 늘었지만 34명이 '전국구'대구과고…자사고·수성학군
올해 치러진 2014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대구 수험생의 수가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상은 전국단위 모집의 대구과학고(영재학교)가 합격생 증가를 주도했을 뿐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나 수성학군 고교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7일 서울대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2천684명을 발표한 결과 대구 수험생은 졸업생 포함 총 118명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경우 서울대 수시 최초합격자가 102명이었던 데 비하면 16명이 늘었다.
2011년 영재학교 전환 후 내년 2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대구과학고는 이번 서울대 수시에서 총 34명의 합격자를 냈다.
대구과학고는 작년에 조기졸업자를 제외한 18명의 고3 학생이 대학에 진학했는데, 서울대 합격자는 없었다. 재작년에는 고2 조기졸업자 73명을 포함한 99명 중 12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다만 대구과학고는 영재학교 전환 후 조기졸업 제도를 없애 올해는 고3 재학생이 94명으로 늘었다.
대구과학고는 이번에 서울대 이외에도 포스텍(최초 합격자 기준) 33명, 카이스트 58명, 연세대 32명, 고려대 27명 등 주요 대학에 총 267명(중복합격자 포함)의 합격자를 냈다. 대구과학고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서울대 수시 합격자가 10명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 자사고와 수성학군 고교의 서울대 수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아 해당 학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구 자사고 4곳이 10여 명, 수성학군 고교들이 40명(대구과학고 제외) 가까운 합격생을 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올해 대구의 서울대 수시 성과는 순전히 대구과학고의 약진 덕분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오히려 비수성구 일반고들이 서울대 수시 합격생을 기대 이상으로 냈다.
이를 두고 대구 고교들은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서울대의 특목고 우대 정책과 지역 고교의 경쟁력 부족이 꼽히고 있다.
대구 한 자사고 관계자는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 분포를 보면 전국 60여 개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전국 단위 자사고가 독차지하고 있다"며 "서울대가 눈에 보이지 않게 전국 고교들을 평가해 대구 같은 광역 단위 자사고는 사실상 홀대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 2014 서울대 수시에서 최초합격자 기준 1위를 차지한 서울과고(85명)부터 10위까지 특목고와 전국 단위 자사고 일색이다. 대구과학고는 11위다.(표 참조)
이와 달리 내부에서 원인과 해법을 찾는 견해도 있다. 대구의 또 다른 자사고 교사는 "솔직히 이번 서울대 수시에서 '서울대 이 학과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학생이나 교사들의 눈이 높았던 면도 있다"며 "서울대 수시'정시 비율이 여전히 7대 3 정도인데, 대구 고교들이 여전히 EBS 교재 풀이식의 정시 위주 전략에 올인해서는 성과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수성구 한 교사는 "서울대 눈높이가 이미 비교과에 강한 특목고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일반고들은 이를 충족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다만 2015학년도부터 서울대 정시 비중이 늘면 수능으로 성과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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