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의 극적 타협으로 마지막 날(10일) 정기국회에서 34건의 법안이 '벼락치기 통과'가 됐지만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일각에선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2일 '민생'을 내걸고 시작된 정기국회가 100일 동안 6천320건의 계류 법안 중 고작 34건의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처리율은 0.5%에 그쳤다. '고비용 저효율 국회'라는 말을 들을 만도 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시작부터 '졸속'이 예상됐다. 국회법이 정한 정기국회 개회일인 9월 2일 민주당은 원내가 아닌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 있었다. 여야는 전년도 예산 결산도 처리하지 못했고, 정기국회 일정 조율조차 하지 못했다.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의사일정에 합의한 것은 정기국회가 개회한 지 25일이 지난 뒤였다. 지속적인 장외투쟁에도 동력을 찾지 못한 민주당이 원내로 복귀하면서 겨우 정기국회 정상화가 이뤄진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난 대선 프레임에 갇힌 여야는 정쟁만 이어갔다.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 현안 질의를 거치는 동안 국가정보원뿐 아니라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도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급기야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 불복' 발언과 양승조 최고위원의 '박 대통령 테러 위협' 발언까지 나오면서 여야의 대치는 극에 이르렀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쟁에 휘말려 100일 정기국회의 절반을 허송세월로 날린 이번 국회는 무능함의 극치"라면서 "여야 지도부 모두 리더십과 정치력 부재의 결과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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