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죽음의 조'는 잉글랜드와 스웨덴,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가 속한 조였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전통의 강호였고 스웨덴과 나이지리아의 전력도 두려움을 자아낼 정도였다. 그래도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잉글랜드와 스웨덴에 밀려 탈락했다. 뜻밖의 결과에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는 늘 있었다. '죽음의 조'는 두 장의 티켓을 놓고 네 팀 중 두 팀이 확실한 강호이면서 나머지 두 팀의 전력도 그에 버금가거나 한 팀은 상대적 약체라 하더라도 다른 세 강팀의 전력 차가 크지 않을 때 탄생한다. 1986년 대회에서 감독이 죽음의 조에 속했다는 말을 내뱉은 우루과이는 서독과 덴마크에 밀려 스코틀랜드와 함께 탈락했다. 1958년 대회에선 '죽음의 조' 대신 '거인들의 전쟁터'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브라질과 소련이 잉글랜드와 오스트리아를 밀어냈다.
1962년 대회에서는 브라질과 체코가 강호 스페인과 멕시코를 제쳤다. 1966년 대회에서는 죽음의 조가 두 개나 만들어져 잉글랜드와 우루과이가 프랑스와 멕시코를 미끄러트렸고 브라질은 예상외로 포르투갈과 헝가리에 뒤져 불가리아와 함께 떨어졌다. 1978년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가 프랑스와 헝가리를 누르고 죽음의 골짜기를 벗어났고 나이지리아와 파라과이는 1998년 대회 때 스페인과 불가리아를 절망에 빠트렸다.
한국은 지금까지 죽음의 조에 속한 적은 없었으나 늘 힘겨운 경기를 벌여야 했다. 우리와 엇비슷한 상대를 반드시 누르고 다른 두 강팀 중 한 팀과 비겨야 한다는 식이었다. 개최국으로 4강에 오른 2002년 대회를 제외하고 2010년 대회에 이르러서야 이 계산이 적중했다. 아르헨티나에 졌지만, 그리스를 이기고 나이지리아와 비겨 처음으로 원정 대회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7일 새벽에 열리는 2014년 월드컵 대회 조 추첨식에서 한국이 죽음의 조에 속할 가능성이 이전 대회들보다 높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이 죽음의 조에 속하든, 속하지 않든 월드컵 경기는 어려운 승부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강팀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본선 진출국이 실력 외에 운도 따라주길 빌면서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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