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핸드백 이어 쌀까지…'짝퉁'이 판치는 세상

입력 2013-11-15 10:51:10

'짝퉁'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짝퉁 의류뿐만 아니라 이제는 짝퉁 식품까지 생겨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이달 12일 묵은 쌀과 찹쌀을 섞어 경북지역의 유명 쌀 브랜드로 재포장한 '짝퉁 쌀'을 학교 등 대형급식업소에 납품한 혐의로 양곡유통업자 A(48)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대구 수성구의 한 작업장에 미싱기, 양곡포대, 혼합기 등 양곡 재포장 시설을 갖춰놓고 생산지가 불분명한 2009년산 쌀과 찹쌀을 9대 1 비율로 혼합해 경북지역의 한 유명 쌀 브랜드의 햅쌀인 것처럼 표시하는 수법으로 짝퉁 쌀을 만들었다. 이들은 20㎏들이 1포대에 4만8천원인 정품 쌀을 25% 할인된 가격인 3만6천원에 공급하는 조건으로 학교 등 단체급식소에 짝퉁 쌀을 납품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1억8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3년간 유통시킨 쌀의 양은 300여t으로 시가 5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가짜 건강기능식품과 가짜 참기름도 경찰에 의해 적발되고 있다. 지난 4월 대구 수성경찰서는 폐 깻묵으로 참기름을 제조'유통한 혐의로 B(45)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영천에서 참기름 공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 대구시내 전통시장 참기름 가게에서 수거한 폐 깻묵에서 참기름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시가 3억2천800만원 상당의 참기름을 만들어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대구 성서경찰서는 가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로 C(49)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건강식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비아그라 성분 등을 혼합해서 만든 가짜 건강기능식품 1억5천여만원어치를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가짜 건강기능식품을 먹은 3명이 설사와 복통 등의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짝퉁 의류와 공산품도 여전히 대구 시내 곳곳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12일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잡화점에서는 진열된 짝퉁 '샤넬 2.55' 핸드백이 36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 핸드백의 진품 가격은 700만원가량이다. 이 가게의 점원은 "진품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가방가게의 경우는 주인이 대놓고 '에르메스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요즘은 명품 로고가 크게 박힌 것보다 디자인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아마 들고 다녀도 구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행정 당국도 단속을 계속하고 있지만 '짝퉁'을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쉽지 않다. 특히 짝퉁 식품의 경우 육안으로 이 식품의 진품 여부를 판단하기가 매우 힘들 뿐만 아니라 식품을 가공해버리면 더더욱 판별하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위해식품을 팔다가 적발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정도로 처벌 수위가 세지만 처벌의 공포가 범죄의 유혹을 넘어서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짝퉁 물건을 팔다가 적발돼 큰 벌금을 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9월 대구지방검찰청은 짝퉁 캐릭터 인형 수만 점을 수입한 혐의로 무역업자 E(52) 씨를 구속 기소하고, 이를 구입해 판매한 판매업자 F(31) 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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