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라는 말은 요즘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협업이라는 뜻을 가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줄임말이다. 이 콜라보는 여러 가지 요소와 다양한 형태로 코 워크(co-work)가 이루어지는데, 이 중에서 특히 예술과 기술의 만남인 '데카르트 마케팅'은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 오고 있다.
데카르트는 기술(tech)과 예술(art)의 합성어이다. 테카르트라고 해야 옳지만, 프랑스 수학자 데카르트와 발음이 같아서 데카르트라고 부르며, 예술감각상품을 뜻한다.
기업들이 새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특히 문화 감성을 충족하고자 하는 소비자층인 아티젠(Artygen'Arty Generation)층을 타기팅한 감성 마케팅 전략이다. 데카르트 전략은 공간에서도 활용되었다. 백화점이나 카페가 갤러리를 유치하여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루이비통은 일본의 팝 아티스트인 무라카미 타카시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2001년 9'11테러로 인해 주춤했던 명품 소비시장에 불을 댕겼다.
세계에서 열 명 안팎의 피규어 아티스트인 쿨레인(Coolrain'본명 이찬우)과 캐주얼 브랜드 팬콧이 협업하여 패션아이템을 선보이고, 매장 내에서는 피규어와 함께 디스플레이하여 고감도의 패션을 연출하였다. 패션상품, 가전제품, 화장품 등 아티스트 또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데카르트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적인 진화를 할 것이다.
푸드 산업에 있어서 데카르트 마케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5대 샤또 중의 하나의 무통로칠드의 레이블이 떠오른다. 다른 5대 샤또는 레이블에 와이너리를 그려 넣었는데, 무통로칠드는 피카소, 샤갈, 달리의 명화를 넣음으로써, 무통로칠드가의 예술에 대한 정열을 표현하였다.
천연 미네랄 워터인 에비앙은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심벌마크 디자인으로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였다. 2008년부터 시작된 크리스찬 라크르와, 장폴 고티에, 폴스미스, 잇세이미야케, 앙드레 끌레쥬 등 매년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한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여, 적극적인 수집 애호가들이 생겨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코카콜라 역시 장폴 고티에, 샤넬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패션 피플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세계적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가격이 2배가 넘는 코카콜라의 한정판을 사는 이유는 마시는 목적보다는 수집'소장의 이유가 더 크기 때문이다. 에비앙과 코카콜라는 마시고 난 빈병의 가치를 예술문화 코드로 승화시키면서 소위 '간지'깨나 나는 카페의 선반 위에서 이들 한정판을 만나기도 한다.
덴마크 우유는 프랑스 고전주의 화가들의 명화를 우유 팩에 넣음으로써 한층 고급스럽고 중후한 느낌으로 다른 우유 브랜드와 차별화를 도모하였다.
작가 역시, 푸드 아이템을 작품의 오브제로 활용하기도 했다. 앤디 워홀의 캠벨 스프 캔 통조림이 대표적 예이다. 화가로서 예술 세계에 발을 디딘 가수 조영남 씨도 코카콜라 병뚜껑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였다.
대구미술관의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 전시회는 한 달 만에 10만 입장객을 돌파하면서, 대구시민의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지난해 루이비통은 쿠사마 야요이에게 끈질기게 제안해 다시 한번 재패니즈 아트와 패션비즈니스의 만남으로 이야깃거리를 끄집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10주년을 맞이한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즈는 쿠사마 야요이와의 콜라보를 통해 데카르트 마케팅을 선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는 테마를 가진 한 카페는 쿠사마의 예술 세계를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요리와 디저트에까지 선보였다. 빨강과 흰색의 물방울무늬 쇼콜라와 단호박 무스, 카라멜의 도트 문양 롤케이크로 예술적인 메뉴를 판매하였다. 카페에서는 쿠사마 야요이가 디자인한 식기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도 함께 판매하였다.
우리나라의 아티스트들과 한국적인 음식의 예술적 만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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