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세계 스포츠계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 덕분에 '세계 스포츠 대통령' '스포츠 교황' 등으로 불린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등에서 교황 및 UN 사무총장 이상의 힘을 발휘할 만큼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에서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으며 위원장이 묵는 숙소에는 IOC기와 함께 위원장 국적의 국기가 게양된다. 또 IOC 위원장이 요청하면 당사국은 국가원수와의 면담을 주선해야 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초대부터 6대 IOC 위원장까지는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시기였고 7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위원장 때부터 현재의 지위를 다졌다. 드미트리오스 비켈라스(그리스) 초대 위원장은 1894년부터 2년간 재임했지만,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로 뒤를 이었던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은 29년간 최장수 IOC 위원장으로 재직했다. 그 후 3대 앙리 라투어(벨기에'1925~1942년), 4대 지그프리드 에드스트롬(스웨덴 1942~1952년), 5대 에브리 브런디지(미국'1952~1972년), 6대 로드 킬러닌(아일랜드'1972~1980년) 위원장으로 장기 집권 체제가 이어졌다.
사마란치는 1980년부터 2001년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올림픽 규모를 더 키우고 상업화해 올림픽 정신을 오염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IOC의 영향력도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비리가 불거져 '올림픽 마피아의 대부'로 비난받기도 했다. 이로 말미암아 그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시되던 김운용 IOC 부위원장은 개혁의 물결에 휩쓸려 낙마했다. 위원장의 자리는 장기 집권의 폐해를 줄이도록 8년 임기제(4년 한 차례 중임 허용)로 바뀌면서 자크 로게(벨기에)에게 돌아갔다.
11일 독일 출신의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이 9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첫 수장인 그는 사마란치의 잔재를 걷어낸 로게 위원장을 도와 올림픽 규모 축소, 부정부패와 약물 금지 등에 힘썼다. 하지만, 로게 위원장은 올림픽의 비대화를 막지 못했고 이는 바흐 위원장의 과제로 이어지게 됐다. 역대 IOC 수장들의 면면에서 보듯 유럽 중심의 IOC와 그에 따른 내부 분열을 통합해야 하는 것도 그의 리더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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