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물질은 텅 비어있다" 주창한 물리학자 러더퍼드

입력 2013-08-30 07:12:16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고 딱딱한 알갱이로 이뤄져 있다고 보았다. 그는 물질의 최소 입자를 원자라고 명명했다. 이 믿음은 2천 년간 이어졌지만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에 의해 깨졌다. 1871년 오늘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이 위대한 물리학자는 원자의 구조를 알고자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두께 2만 분의 1cm인 금박에 방사성 원소에서 나오는 알파입자를 쏜 것이다. 그런데 8천 개의 알파입자 가운데 한 개꼴로 금박을 통과하지 못하는 뜻밖의 현상이 관측됐다.

알파입자를 튕겨내려면 많은 전하를 띠고 있어야 했다. 실험결과를 토대로 러더퍼드는 새로운 원자 모형을 제시했다. 원자는 딱딱한 공모양이 아니며 모든 원자는 핵을 갖고 있고 그 주변을 전자들이 빠른 속도로 돈다는 것이었다. 그는 원자에서 질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의 크기가 원자 지름의 10만 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원자를 체육관 크기로 확대하면 원자핵은 체육관 중앙에 있는 작은 구슬 크기만 하며 전자는 체육관을 날아다니는 먼지 크기에 불과하다. 물질의 99.999%는 텅 비어 있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붓다가 빙긋이 웃고 계실지 모르겠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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