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친일파 아들로 태어나 대통령 된 윤보선

입력 2013-08-26 07:52:20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광복 이후에는 정치가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제4대 대통령이 된 윤보선(尹潽善·1897∼1990)은 친일파 집안 사람으로 1897년 오늘 태어났다. 친일 행적에 발을 디딘 윤웅렬(尹雄烈)·윤치호(尹致昊) 부자(父子)도 윤보선의 증조부인 윤취동(尹取東)의 아들과 손자였다. 윤보선의 큰아버지(윤치오·尹致旿)는 1910년 강제병합 이후 중추원 자리를 꿰찼고, 아버지(윤치소·尹致昭) 역시 중추원 참의를 지냈고 일제에 국방헌금을 낼 정도의 열성 친일파였다. 그러나 윤웅렬 동생인 할아버지 윤영렬(尹英烈)은 강제합방 후 관직에서 물러나 조선총독부가 주는 작위와 은사금도 거절했지만 집안의 여럿이 친일의 삶을 누린 셈이다. (정운현 지음, '친일파는 살아 있다')

그러나 윤보선은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 활동에 가담했다.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에서 활동도 했다. 영국으로 유학, 1930년 에든버러대학(고고학과)을 졸업했다. 광복 이후 정계에 입문했고, 서울시장·상공부장관 등 화려한 관직생활을 이어갔다. 국회에 진출, 3~6대까지 의원을 지냈다. 이승만 정권이 무능과 부정부패로 결국 4·19혁명과 함께 붕괴되자 대통령에 선출됐다. 하지만 1961년 군부(박정희 장군)의 5·16으로 1962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다시 정당을 창당해 제5'6대 대통령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고, 이후 야당 지도자와 민주화 운동가의 삶을 살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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