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천막 접고 돌아오라"

"불응 땐 단독 국회 불사" 새누리 3차 청문회 불참

정보기관의 사상 첫 국정조사로 이목을 끌었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두 차례 열렸던 청문회가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면서 국정조사 이후 정국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 국조 특위 위원들은 공언한 대로 21일 3차 청문회에 전원 불참했다. 이 때문에 이날 청문회는 추가 증인 없이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열렸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앞서 20일 브리핑에서 "불출석 사유가 인정되는 증인들을 재소환해서 청문회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새로운 증인이 없는 상태에서 열린 청문회는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할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예정대로 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요구했던 김무성'권영세의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증인 채택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규탄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국정조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될지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국정조사에서 소기의 성과를 낸 뒤 원내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속 없이' 끝난 국정조사로 회군(回軍) 명분이 사라진 민주당은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며 원내외 병행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식적으로 장외투쟁을 계속하면서 박 대통령의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 등을 요구하는 동시에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과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 대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회 정상화 요구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외 병행투쟁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태도로 국민의 짜증을 돋우지 말고 천막을 접고 결산심사장으로 돌아와 달라"며 "야당이 계속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며 국회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단독국회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내놓는 특검 카드에 대해선 일찌감치 차단막을 쳤다.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정부를 무력화시켜 대선 결과를 뒤집어보겠다는 속셈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윤상현 원내 수석부대표도 "국정조사장에서 민주당 특위위원들이 밑줄까지 치며 최고라고 칭송했던 검찰 공소장인데 특검이라니 생뚱맞다"라고 지적했다.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한 이상 53일간의 국조 활동을 정리한 결과보고서가 합의로 채택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민주당은 보고서 합의 채택이 불가능하면 통합진보당과 '야당만의' 보고서를 발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