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측에 공식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고성 등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한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박 대통령이 지난 5월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이후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검토해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6일 "서부'중부'동부전선에서 각각 DMZ 세계평화공원 후보지가 검토되고 있다"며 "서부전선에선 판문점 인근 지역(파주), 중부전선에선 철원, 동부전선에선 고성이 검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지역 중 한 곳에서 우선 사업을 추진하고 다른 지역에선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따르면 파주는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연결돼 있고, 분단을 상징하는 판문점과 대성동 마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철원은 6'25 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이며, 노동당사 건물 등의 전쟁의 상흔이 많이 남아있다. 고성은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 생태 중심에 있는 데다 남북을 연결하는 철로와 육로가 조성돼 있다는 이점이 있다.
DMZ 세계평화공원으로 선정된 지역에선 남북의 무장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키고 지뢰를 제거하는 한편 DMZ 내에 설치된 철책이 있으면 뒤로 뺀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한 군대는 2㎞씩 후퇴해 있어야 하나 양측은 DMZ 내에 GP(소초)를 운영하고 있고 일부 지역의 철책은 전진 배치돼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평화공원의 개념은 DMZ를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로 만들고 그곳에 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북한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북측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 DMZ 평화적 이용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남북 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북한 기류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측 반응을 봐야 한다"며 "북측이 호응하면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관한 남북 간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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