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진전"

입력 2013-08-15 10:03:30

靑, 개성공단 합의 반색 "남북관계 단번에 정상화…기다려준 국민께 감사

남북이 14일 저녁 7차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박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랜 시간 정부를 신뢰하고 기다려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번 합의는 지금까지 왜곡돼 온 남북관계를 단번에 정상적으로 돌려놓은 쾌거이며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북측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군사적 긴장국면이 개성공단 가동중단이란 파행까지 갔다 남북이 당국회담 무산과 7차에 걸친 실무회담 끝에 얻어낸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향후 남북관계 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무회담 과정에서 개성공단 폐쇄라는 파국을 불사하고 원칙과 신뢰를 고집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북측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신뢰 프로세스의 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합의서에서 우리 측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책임을 북측으로 못박는 데는 실패했지만 '남북' 공동의 책임으로 물러섰다. 대신 우리 측이 역점을 둔 신변안전보장과 통행과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에 대한 북측의 전향적인 양보를 이끌어냈다. 또한 외국기업 유치 장려 등 공단 국제화에도 합의, 가동중단 등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담과정에서 우리 측은 실무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내놓으면서까지 북측에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을 강조하는 등 압박했다. 이에 무조건 개성공단의 문(門)부터 열자는 북측이 우리 정부의 의지를 읽고 이날 최종 합의서 채택에 이르게 된 것이다.

북측이 남북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나선 것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을 통한 대북 공조 압박도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중국을 잇따라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얻어낸 것도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처음으로 정상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남북관계 진전을 넘는 더 높은 단계의 신뢰 프로세스를 쌓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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