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스마트 벤처 시대' 열린다

입력 2013-08-13 07:28:56

경북대 '스마트 벤처창업학교'

스마트 벤처창업학교에 선정되기 위해 한 팀이 심사위원으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받고 있다. 경북대 제공
스마트 벤처창업학교에 선정되기 위해 한 팀이 심사위원으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받고 있다. 경북대 제공
김현덕 교수
김현덕 교수

2년 동안 90여 개 팀의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인 '스마트 벤처창업학교'가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나 마케팅 능력이 없는 일반인을 선정해 사업화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주관기관인 경북대(총괄 김현덕 교수)는 지난달 전국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 팀을 모집해 최근 55개 팀을 선정했다. 경북대는 이들 팀 가운데 최종적으로 45개 팀을 뽑고 옛 대구경북지역본부세관 청사(동구 신천동)에 이들 팀을 입주시켜 본격 육성에 들어간다. 이와 관련, 23일 입교식을 할 예정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

지난달 19일까지의 모집에 전국적으로 모두 140개 팀이 지원했고 1차 평가를 통해 55개 팀이 걸려졌다. 선정 팀은 대구 출신이 60% 이상이며 대부분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나 퇴직자가 많았다.

55개 팀은 저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다. 한의사의 침술 매뉴얼을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침 시술법이나 뜸 뜨는 법 등을 교육용이나 일반용으로 개발하려는 팀이 있는가 하면 이력서를 3D화해 사진 형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등 인사 담당자의 눈길을 끌게 하는 '3D 이력서 제작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는 팀도 있었다.

이른바 '스마트 테이블' 개발을 준비하는 팀도 있다. 술집 테이블을 투명한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게임도 하면서 주문도 할 수 있는 것. 경기장 관람객 수를 정확하게 세는 프로그램 개발도 있다. 현재는 사람이 일일이 관람객을 세고 있지만 개체 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숫자를 세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앞으로 얼굴 인식을 통해 주차 번호판 인식처럼 정확하게 관람객 수를 세는 프로그램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회문제가 되는 유기견 관련 아이디어도 있다. NFC(무선 태그의 일종) 방식을 이용해 유기견 목걸이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주인이나 주소 등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대 전자공학부 김현덕 교수는 "특히 이 아이디어는 심사위원이 심사 과정에서 직접 투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북대는 55개 팀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평가하고 나서 최종 45개 팀을 선정해 창업할 수 있도록 모든 사항을 지원하게 된다.

◆실리콘밸리 모델 '벤치마킹'

스마트 벤처창업학교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창업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프로그램이다. 실리콘밸리 신화의 배경에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YC) 등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가 있다. 비영리업체인 YC는 좋은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전문가를 멘토로 붙여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창업교육, 개발, 사업화 등 창업할 때까지 6개월 정도 기간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탈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게끔 도와주고 이를 통해 창업 자금을 마련하도록 해준다. 대표적인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YC는 2005년 설립한 이래 30개국, 500여 개의 신생 벤처기업을 탄생시켰다. 창업기업은 이를 통해 기업으로서 시장에 안착하면 증시에 상장하거나 대기업을 대상으로 좋은 가격에 기업을 판다. 이런 사이클로 실리콘밸리는 세계 최고의 창업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이 같은 모델은 최근 서울로 넘어와 민간 주도로 이뤄지다 중소기업청에서 관 주도의 프로그램으로 바꾼 것이 바로 스마트 벤처창업학교다. 기존의 창업 지원프로그램이 창업교육 따로, 멘토링 따로, 재정 지원 따로 등 모든 단계가 별도로 이뤄진 반면 이 프로그램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계다. 김 교수는 "이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대구의 창업 문화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스마트 벤처창업학교=중소기업청이 올해부터 운영하는 벤처기업 창업 프로그램으로 전국에서 수도권과 대구 등 2개 기관이 유치해 진행한다. 이 사업은 각각 앞으로 2년간 75억 원 국비를 포함해 108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청은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SW융합 등 최근 급속히 확대되는 스마트 지식서비스 분야에 창업기업을 대폭 만들어 고용창출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창업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작성, 창업교육, 창업실무, 개발, 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한다. 최종 선발된 창업팀에게는 최대 1억원의 창업자금 지원과 함께 사무실과 개발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의 전문 멘토링을 통한 기술개발 지원, 창업자와 수요자의 연계, 글로벌시장 진출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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