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황혼이혼하자는 아내, 어떻게 붙잡을까요

입력 2013-08-08 15:01:18

결혼한 지 25년째인 남성입니다. 젊은 시절 직장을 다니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가정에서만큼은 남편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 그저 돈만 벌어다 주는 일 외엔 한 것이 없고 가정에 소홀히 한 것은 사실입니다.

때로는 아내와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갈 때도 도움을 청하는 아내 부탁을 냉정하게 외면했고 또 아내가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서 내게 구조요청을 해도 귀찮다고 방치한 적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밤늦은 귀가에 술과 친구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내가 대화를 청해 와도 너무 바빠 거들떠본 적이 없고 아내를 무시하기만 해왔었네요. 노후엔 쌓인 퇴직금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데 막상 아내는 저를 떠나려고 이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아내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아내를 사랑합니다. 사과도 한 번 못했는데….

떠나려는 아내를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요?

풍요로운 퇴직생활을 위해 열심히 노후생활을 준비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아내의 이혼준비에 직면하여 안타까워하는 귀하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귀하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면, 사회생활에 에너지를 쏟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면도 있지만 가족 생계와 부부 노후를 잘 준비한 성실했던 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아내와의 공동 가정운영에 대한 가장의 역할이 부족했고 대화 역시 모자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아내를 보호하고 아끼는 일을 소홀히 하여 남편 위주의 일방주도식 결혼생활을 해 온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아내 입장을 보면, 그동안의 결혼생활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내는 마치 자신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듯한 외로움과 힘겨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또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보호받거나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온 세월 속에서 서운한 감정과 분노의 감정을 수없이 쌓아 온 것 같습니다.

지금 아내의 이혼준비는 바로 이러한 자신의 억울하고 힘들었던 '감정의 집합체'로서, 이제 이 굴레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행복을 찾아가겠다는 강력한 자기표현일 수 있습니다. 더하여 아내의 이러한 태도는 그간의 결혼생활을 통해 아무리 기다려도 한 모금의 사랑도 오질 않고, 아무리 기다려도 아내가 차지해야 할 남편의 따뜻한 마음의 보금자리가 없어서 이제 남편의 사랑 방식을 포기하고 싶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귀하께서는 제대로 아내에게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전해 준 적이 없으신 것 같네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귀하를 떠나려 하는 아내를 들여다보는 마음 작업을 귀하는 수없이 하셔야 합니다.

그녀는 남편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차갑고 무심한 사랑의 방식'이 싫어서 떠나려 할 것입니다. 귀하를 버리고 떠나려 하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귀하의 절절한 심경을 아내의 눈을 깊이 바라보면서 고백하세요. 그간 상처받은 아내 마음을 짚어주고 그에 대해 철저한 사과를 하시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귀하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는지 아내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지금 고백하세요.

"여보,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용서해 줘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지금, 이 한마디 사과는 아내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되어줄 것입니다.

◆상담 신청 받습니다

부부와 가족(아동 청소년을 포함한 가족 문제) 또는 예비부부와 연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일들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독자분은 누구나 지금 바로, 상담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요령:

상담을 신청하실 독자는 자신의 어려운 문제 및 문제와 관련된 가족 상황 등의 내용을 전화번호와 함께 메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실 메일주소는kmycounseling@han mail.net 입니다.

개인의 신상은 철저히 비밀이 보장됩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