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모두 기준치 넘어야" 실효성 잃은 조류경보제

입력 2013-08-08 10:36:09

실측정 결과 상관관계 낮아

환경단체와 민간전문가, 야당 의원들로 꾸려진
환경단체와 민간전문가, 야당 의원들로 꾸려진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이 7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를 찾아 현장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완화된 수질예보제의 기준으로 녹조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본지 5일 자 1'3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조류경보제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조류경보제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 두 기준 항목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두 항목의 수치가 상반된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7월 낙동강에서 측정된 두 항목의 수치를 보면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4주에서 5주로 넘어가면서 전체 6개 보의 남조류 세포 수가 모두 늘었다. 상류지역인 상주보(124→420세포/㎖)와 낙단보(800→1천560세포/㎖)를 비롯해 구미보(68→4천572세포/㎖)와 칠곡보(1천405→5천656세포/㎖), 강정고령보(421→8천84세포/㎖), 달성보(1천642→1만2천888세포/㎖) 등 모두 남조류 세포 수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클로로필-a 수치는 구미보(9.8→24.5㎎/㎥)를 제외하곤 상주보(40.4→30.2㎎/㎥)와 낙단보(24.9→17.3㎎/㎥), 칠곡보(44→27.4㎎/㎥), 강정고령보(19.9→15.2㎎/㎥), 달성보(34.7→23.3㎎/㎥) 등 대부분 보에서 수치가 떨어졌다.

특히 낙단보는 7월 3~5주 남조류 세포 수가 계속 늘어났지만(204→800→1천560세포/㎖) 클로로필-a 수치는 반대로 줄었다(55.1→24.9→17.3㎎/㎥).

지난해 측정된 두 기준 항목을 보면 상관관계가 없음이 명확해진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측정된 클로로필-a 수치는 1년 중 2~4월에 50~100㎎/㎥ 정도로 가장 높게 형성된 반면 남조류 세포 수는 여름철인 6~8월에 가장 많았다. 이 기간 클로로필-a 수치는 20~40㎎/㎥에 불과했다.

즉 조류경보제는 두 기준을 동시 만족해야 발령되기 때문에 남조류가 발생하지 않는 봄과 가을, 겨울에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반면 남조류가 창궐하는 여름철에는 클로로필-a 수치가 동반 상승하지 않는다. 조류경보제의 실효성을 따지게 되는 이유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는 같이 상승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기에 정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할 수 없다"며 "경보의 기준도 동시 초과가 아니라 각각 기준을 넘었을 때 발령하거나 남조류처럼 유해성 있는 조류에 집중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조류경보제는 원래 상수원 보호 목적으로 호수 등에 적용되던 제도로 그 기준을 하천에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며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식수로 쓰는 낙동강의 특성에 맞게 기준항목 등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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