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해충 경북서 첫 발견…폭염·이상 장마 영향 확산
폭염에 마른장마가 겹치면서 급격히 번식한 해충들이 경북 지역을 습격하고 있다. 해충들이 주로 노리는 과수농가는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경북지역에서 새로운 외래 해충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과수 농가를 노리는 미국선녀벌레가 최근 칠곡군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아카시아나무에서 발견됐다. 미국이 고향인 이 해충은 주로 목재 화물차량을 통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선녀벌레는 사과와 복숭아, 포도, 자두, 배 등 과수나무에 그을음병을 입힌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포항시 오천읍 일부 지역의 단감 과수원과 야산에서 갈색여치가 나타났다. 중국에서 건너온 이 벌레는 2006년 상주지역에서 20㏊ 규모의 농경지에 피해를 입힌 후 6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갈색여치는 과수나무 한 그루에 수십 마리씩 달라붙어 잎과 열매, 줄기 등을 마구 갉아먹는 등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끼친다. 이와 함께 아직 경북에 나타나진 않았지만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도 방제 당국의 예의주시 대상이다. 수액을 빨아먹는 이 해충은 농가에서 해충으로 인식하지 못해 피해를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천적이 없어 빠른 확산이 우려된다.
매년 발생하는 해충의 개체수와 활동량도 늘어난 상황이다. 사과나 감의 즙을 빨아먹는 노린재와 복숭아, 자두, 배 등 여러 과수에 피해를 끼치는 복숭아순나방, 평소에는 야생버섯을 먹다가 개체수가 늘면 버섯 재배농가로 넘어오는 버섯파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각종 해충이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폭염에 마른장마가 겹치면서 고온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조한 날씨에 벼 해충들은 개체수가 줄었지만 과수 관련 해충이 부쩍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우진하 경북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연구과 작물보호총괄담당은 "곤충들은 기온이 높아지면 생식이 왕성해지고 개체수가 늘어나게 된다"며 "원래 산속에서만 서식하는 해충들이 먹을거리가 부족해지자 산과 가까운 과수원 등에 피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방제 당국은 당장 올해는 방제를 통해 해충 피해를 막더라도 내년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활동이 수그러든 해충이 알을 낳고 번식해 이듬해 봄부터 다시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우경 경북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과 병해충담당은 "각 해충별로 적용약제를 갖추고 있고, 각 시군 농업지도센터에서 주기적으로 신종 해충을 감시하고 있다"며 "농가에서 신종으로 의심되는 해충을 발견할 경우 농업기술원 등에 신속하게 진단 및 방제를 의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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