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젠다] 지역 창조가 미래 창조다 <3>

입력 2013-07-19 07:50:16

박수관·딤프의 성공비법 "가장 대구다운 문화가 세계적인 것이여∼"

딤프에서 제작해 지난해 중국 항저우
딤프에서 제작해 지난해 중국 항저우'닝보로 진출한 뮤지컬 '투란도트'의 한 장면과 디오프가 출품한 '라 트라비아타'의 지난해 터키 아스펜도스 공연 장면.
동부민요 전수자로 전 세계를 향해 뛰고 있는 박수관 명창. 델픽 세계무형문화재이기도 하다.
동부민요 전수자로 전 세계를 향해 뛰고 있는 박수관 명창. 델픽 세계무형문화재이기도 하다.

"서울은 세계로 나갈 필수 관문이 아닙니다. 곧장 대구에서 지구촌 어디든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 세계무대를 향해 노크한다면 뭔가 큰 벽이 느껴진다. 순수 국내파 또는 지역 연고로만 활동한다면 다들 그 장벽의 높이를 지레짐작으로 여기며, 한발 물러서게 된다. 하지만, 대구발로 세계무대를 향해 한 번이라도 뛰어든 경험이 있는 문화계 인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구발로 서울이 아닌 전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고, 또 해외에서 더 먹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부민요 명창인 박수관 서구문화원장은 영남지역의 민요를 들고,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나갔다. 대한민국 동부민요 보존회를 만든 그는 동부민요를 들고,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나갔다. 구수하면서 호소력 짙은 민요로 그는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켰으며, 특히 아프리카 각 나라의 총리나 대통령에게 특별 초청인사로 큰 명성을 떨쳤다. 매년 수시로 동부민요를 알리기 위해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떠난다. 박 명창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로서도 전 세계를 상대로 열정적으로 대구를 알리는 공도 세웠다. 박 명창은 "세계라는 무대가 별거 없다"며 "특히 대구발 문화는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뛰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성공사례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하 딤프)에서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중국 항저우'닝보에서 성공적인 공연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올해도 중국 상하이 뮤지컬축제에 초청을 받은 상태다. 당시 닝보시에서는 도시 역사상 첫 뮤지컬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대구 뮤지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닝보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또한, 7돌을 맞은 딤프는 이미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과도 작품을 교류하는 등 통로를 갖고 있다.

올해 11회째로 딤프보다 더 오랜 전통을 가진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이하 디오프)도 세계를 향해 닻을 올린 지 4년째다. 2009년에는 성악가와 제작진을 유럽으로 진출시켜 주목을 받았고, 2010년에는 중국 항저우극원, 2011년에는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2012년에는 터키 아스펜도스 국제오페라 & 발레페스티벌에 참가해 공연을 가졌다. 올해는 폴란드를 다녀오기도 했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공연도 예정돼 있다. 지역 인사로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맡아 주목을 받은 영남오페라단 김귀자 단장은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실력 면에서 세계를 상대하기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며 "진심과 간절함으로 다가간다면 세계적인 오페라 유명인사들과 소통하며, 정을 쌓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구발 세계행 비행기를 어떻게 탈지에 대해 오페라와 뮤지컬계 두 지역인사를 통해 들어봤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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