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오덕 일기 1~5/이오덕 지음/양철북 펴냄
'이오덕 일기'는 산골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1962년부터 2003년 8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오덕이 시대와 맞닿아 쓴 42년의 기록이다. 그 속에는 평생 자신의 삶과 언행을 일치시키려 갈고 닦았던 한 인간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념으로부터 삶을 찾아가는 게 아닌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의 삶에서 자신의 사상을 찾아가는 이오덕 사상의 뿌리를, 어린이 노동자 농민과 같이 우리 사회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당당하게 삶을 받아들이고 제 목소리에 살아가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저자의 일기에는 시대의 기록과 우리말에 대한 생각, 그리고 손수 밥하고 바느질하고 장보는 하루하루 솔직한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바느질을 하니까 좀 재미가 나기도 했다. 글 쓰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다.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고, 바느질하는 이런 재미를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빼앗긴 것은 참 섭섭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손으로 내가 쓸 기저귀를 만들다니, 사람 사는 것이 이 것이구나 깨닫게 된다. 그렇다 이것은 부끄러워할 일도 자랑할 일도 아니다. 가장 절실한 사람의 행동인 것이다. 마치 밥을 먹는 것과 같이."이처럼 이오덕 선생은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성실한 하루를 통해 평생을 살다 간 분이다. 구두를 잃어버리고 애타는 이야기, 우리말이 우리 역사와 관계 깊다는 이야기 등 일기장에는 귀한 깨달음들이 가득하다. 우리 시대의 큰 스승이었던 이오덕 선생의 삶과 글을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다.
크고 두꺼운 일기장부터 손바닥만 한 작은 수첩 일기장까지 모두 아흔여덟 권을 정리한 이 책들은 시대별로 묶여 있다. 각권 1만4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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