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진로 교육 발굴 나섰다

입력 2013-05-28 11:14:28

자유학기제 대비 정보수집…일본, 아일랜드 사례 연구

정부가 자유학기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관련 정보와 해외 사례 수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 진로 교육과 우리 마을 교육공동체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2016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는 지필 평가 없이 다양한 체험 활동의 기회를 줌으로써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 하지만 기존의 진로 교육이 겉돌고 있다는 비판이 많아 자유학기제가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가 크다. 시교육청의 발빠른 행보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계기사 18면

자유학기제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중학생들이 체험할 일터의 발굴 및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다. 대구 달서구 한 중학교 A교사는 "기존의 진로 체험 때도 각 업체,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문호를 열지 않아 제대로 된 현장 체험을 하기 어려운 마당에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중학생들을 감당할 여력이 있겠느냐"며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을 체험하는 것은 더욱 힘든 실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장애물은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다. 학부모 B(40'여'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교과 학습을 하지 않고 한 학기 내내 체험활동만 하다 보면 자연히 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본의 진로 교육과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 운영 사례를 연구하는 한편 교육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자유학기제의 대표적 모델로 꼽는 아일랜드의 경우 전환학기 실시 때 필수 교과목을 공부하고 있고, 일본도 교과 수업을 받으며 중학교 2학년 때 3~5일 동안 직장 현장 체험을 하는 정도여서 학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교토부 야와타 시립 오토코야마 제3중학교 후쿠타 도오루 교장은 현장 체험이 장래에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직업을 갖든 겸손, 배려, 성실 등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소득 전문직종 체험을 하지 않고 육체노동 비중이 큰 일을 체험하게 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 시행 취지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기능을 가르치는 직업 교육이 아니라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게 현장 체험의 목표"라고 했다.

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 안착을 위해 학교 진로 교육과 '우리 마을 교육공동체 사업'의 연계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사업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마을 교육 환경 개선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정책. 대구에서도 서구, 수성구 등이 우리 마을 교육공동체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교육청 김차진 장학관은 "체험 일터 발굴과 유지를 위해서는 언론과 지역 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학생들을 보듬어 준다면 학생들이 자기 진로를 개척하며 보다 밝게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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