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마트 신상생안 '탄력휴무제'

입력 2013-05-22 11:30:39

의무휴일 실정따라 운영,이익 일부 시장에 직접지원

대형마트의 휴일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대형마트에 탄력휴무제를 적용하는 대신 휴일 영업이익의 일부를 전통시장에 발전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4월부터 심야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휴일 의무휴업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가 전통시장으로 유입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반사이익 없어

지난 1분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하락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2.9%를 기록, 전년 9.5%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1.9%, 4.4%씩 줄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연세대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월 1일부터 2012년 6월 30일까지 대형마트 매출은 월평균 2천441억원 줄어들었지만, 이 중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에게 돌아간 금액은 336억~418억원에 불과했다. 대형마트 매출 감소분의 5분의 1 정도만이 시장과 골목상권으로 흘러들어 간 것.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통시장 매출은 21조1천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대신 편의점은 매출이 2011년 17.9%에서 2012년 18.3%로 상승했고 인터넷 쇼핑몰 등 무점포 소매업 매출은 10.7%에서 11.0%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편의점이나 의무휴업 제재를 받지 않는 중'소형 슈퍼마켓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시장 상생 대안은

대형마트 휴일 의무휴업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자 유통업계 일각에서 대형마트의 휴무일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휴일 영업이익의 일정액을 전통시장에 지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최근 평일에 의무휴업을 하되 일요일 영업에서 얻는 이익의 일정액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등에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고 지역 상인회 및 지자체와 접촉 중이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의 한 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상인들 다수는 직접 지원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설현대화 사업에는 상인들의 자부담도 일정부분 의무화돼 있는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인들에게 대형마트가 일정액을 지원한다면 시장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상생모델을 도입한 곳도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대형마트와 합의를 통해 요일과 상관없이 5일장이 열리는 날에만 대형마트가 문을 닫고 세일행사 상품 등을 대형마트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대형마트 측으로부터 새 상생모델에 대한 방안을 전달받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근처에 골목상권이나 시장이 없는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점 등의 사례를 생각하면 탄력적용이 옳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새 상생모델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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