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강진 '지진 공포'…원전벨트 동해안은 안전한가?

입력 2013-05-20 10:14:32

울진∼포항 후포단층, 활성단층 논란

한반도에 강력한 지진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서해에 규모 4.9 등 18, 19일 이틀 사이에 모두 11차례의 지진이 일어나자 동해안을 낀 대구경북민들도 긴장하고 있다. 활성단층 위에 줄지어 들어선 경북 동해안 원전시설에 강진이나 지진해일이 덮친다면 과연 안전할 것인가에 대해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해 해역 지진 급증=원전시설이 집중된 경북 동해안지역 해역에도 올 들어서만 5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4건의 지진이 영덕 동북쪽 해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2004년 울진 동쪽 해역 80㎞에서 발생한 규모 5.2보다는 약하지만, 원전부지로 예정고시된 이후여서 영덕군민들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주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경북의 지진발생은 한반도 지진 발생횟수의 상승과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부터 5년 단위로 보면 1991~1995년 사이에 비해 2006~2010년 발생건수가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대 관측 이후 경북 동해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1991~1995년 4건, 1996~2000년 12건, 2000~2005년 14건, 2006~2010년 30건으로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고,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벌써 14건이 발생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국장은 "우리나라는 해양단층 등 아직 지진해일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해안에 원전시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고 있고, 처리시설 또한 재난에 취약하게 관리돼 대단히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육지 양산단층, 해양 후포단층=2004년 울진 동쪽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2005년엔 열흘 동안 1년 전 발생한 진앙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역에서 무려 10차례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에도 인접한 영덕 동북쪽 해역에서 10여 차례의 지진이 잇따랐다. 이 해역 진앙지에는 삼척과 울진'영덕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후포단층이 있다. 당시 후포단층의 활성단층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일부 학자들은 활성단층인 영덕 영해에서 경남 양산까지 뻗어 있는 양산단층이 후포단층과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몇 년 잠잠하던 후포단층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만 영덕 동북방 해역에서 지진이 5차례나 잇따랐다. 양산단층 위에 건설 예정고시된 영덕원전은 앞바다에 바로 후포단층을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후포단층은 원유탐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을 뿐 본격적인 연구결과가 드러나고 있지 않다. 지난해 지질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선 후포단층이 수평으로 좌우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주향(走向) 이동 단층이라는 것이 확인된 정도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영덕'울진에서 일어나는 지진 역시 후포단층의 주향 이동 운동 때문이다. 동일본 대지진 정도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며 "하지만 일본 서해 쪽을 진앙지로 하는 지진해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내진과 해일 방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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