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진드기 감염

입력 2013-05-16 14:21:17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반려견의 외출과 산책, 운동 등 나들이가 잦다. 이와 함께 산이나 들을 찾은 후 반려견의 몸에 검은 딱지 같은 것이 붙어 피를 빨아 먹는 것을 보고 놀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보호자가 날씨가 좋아 반려견 '짱구'(쉬즈 암컷 4세)를 데리고 팔공산 등산을 하고 돌아온 후 자꾸 몸을 긁어 내원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산에 갔다 온 후 검은 진드기가 짱구의 귀 주변과 양측 겨드랑이, 서혜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는 것. 목욕을 시켰으나 크고 작은 진드기가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데리고 왔다고 했다.

먼저 라임과 바베시아에 대한 검사를 했다. 요즈음에는 진단 키트가 잘 개발되어 혈액을 채취해 진단 키트에 혈액 한 방울을 떨어뜨린 후 5분을 기다리면 감염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바베시아는 주증상이 혈색소뇨를 보는 것이 특징이다. 진드기가 매개체가 되어 반려견에 감염시키면 바베시아 원충이 혈액을 통해 이동을 한다. 바베시아는 혈액 속의 적혈구에 침투해 적혈구를 파괴시키는 질병으로 전파 속도가 빨라 심하면 빈혈에 이르게 한다. 빈혈이 심해지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식욕이 떨어지며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심한 황달을 동반하게 된다. 황달을 동반할 때는 혈색소뇨를 보는데, 소변을 관찰하면 대부분은 혈뇨가 아니다. 이런 소변을 혈색소뇨라고 한다. 진단이 내려지면 베네릴이라는 약으로 치료한다. 이 약은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한 후 사용해야 한다. 이 질병은 말기에 가면 검붉은 혈뇨와 혈색소뇨를 동반하기 때문에 진단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힘들고 수혈과 장기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진드기가 전파하는 또 하나의 질병은 라임이다. 주로 대형견을 수입해오면서 통관 과정에서 확인하지 못해 생긴 질병이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감염 보고가 없었던 질병이다. 작년 필자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도견 2마리가 라임 진단을 받았다. 국내에 라임 질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기생충실에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라임이었다.

이 질병도 혈뇨를 보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빈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응급 수혈을 하고 보조적인 대증요법치료를 하면 예후가 좋다. 이 병 역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산책 또는 등산을 하면서 진드기에 물렸을 경우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 가면 다양한 예방약을 살 수 있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들이를 할 경우 반드시 진드기 예방을 하기를 권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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