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차기 원내지도부가 15일 같은 날 꾸려진다. 박근혜정부의 사실상 첫 원내지도부이면서 당장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이날에 쏠려 있다. 새누리당은 최경환'이주영, 민주당은 김동철, 우윤근, 전병헌 3파전으로 격돌하게 됐다.
최경환 "6.5대 3.5로 앞서" 이주영 "뚜껑 열어봐야"
◆굳히기냐, 뒤집기냐
15일 실시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3선의 최경환 의원(경산청도)과 4선의 이주영 의원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최 의원 측은 10일 "표 계산을 해보니 105표가량이 우리 쪽이었다. 우리가 6.5대 3.5로 앞선다"고 자신했다. 반면 이 의원 측은 "6대 4 정도로 우리가 우세하다"고 맞받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54석이다.
일단 당내 분위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면서도 최경환 쪽으로 약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한 여권 인사는 "아무래도 정권 초반에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는 인사를 원내지도부에 올리는 분위기상 최 의원 쪽이 조금 유리한 면이 있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친노(親盧) 세력이 김근태 원내대표, 정세균 정책위의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었고,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에도 한나라당 친이(親李) 주류 내부 조율을 거쳐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으로 단일화했다.
현재 154명인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초선의원이 78명, 재선의원이 38명, 3선 이상 중진의원이 38명이다. 두 후보가 범친박계이자 영남권 출신자라는 점에서 계파나 지역으로 표가 갈릴 여지는 적다. 따라서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의 표심이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이 때문에 양 의원 측은 당내 초선의원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선 이상 의원들의 표심에 대해서는 양측이 다르게 분석하고 있어 경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 의원 측은 "중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등 우위에 섰다"고 했고, 이 의원 측은 "중진들이 '최경환 견제 심리'를 갖고 있어 상당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진 의원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역 한 의원은 "경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해 낙승이 예상됐던 이한구 원내대표도 결선투표까지 가서야 겨우 됐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3선의원 3파전…중도·친노·비노 성향도 '3인 3색'
◆중도'친노'비노 3파전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3선 국회의원의 3파전이다. 김동철, 우윤근, 전병헌(가나다순) 의원이 나섰다. 성향을 보면 비노(非盧) 대 친노(親盧) 대 중도의 대결이다. 우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의 동행1본부장(조직)이었고, 전 의원은 당내 중도 그룹인 정세균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김'우 후보가 호남권, 전 후보가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강성 야당'으로 가장 팽팽한 여야 대결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의원 역시 '강한 야당' '선명한 야당'을 내세우고 있고, 당 정책위의장 등의 경험을 내세워 '전략통'임을 읍소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야당 간사로 미디어법 투쟁의 최일선에 있었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합리와 상식을 강하게 하는 합리적 강경 야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당내 비주류였던 김한길 당대표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해, 전 의원까지 원내대표가 되면 '수도권 일색'이라는 비판에다 '호남세 누수'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최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호남 구애'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김'우 의원의 원내 장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의 단일화도 점친다. 우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에 호남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에 대해 "호남 사람들이 서운해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텃밭 민심'을 당원에게 알렸다.
민주당 세 원내대표 후보는 사실 인지도 측면에서는 대중적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포장보다는 실속있는 당내 개혁에 나서야 하는 마당이어서 지역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인물의 협상력, 추진력, 소통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이번 여야 원내대표가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우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기본적인 논리력을 갖추고 있고, 전 의원은 1987년 평민당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한 경험으로 정치력에서 다소 앞설 것이란 관측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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