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A.D 46∼120년)는 '영웅전'을 비롯해 여러 편의 주옥같은 에세이를 남겼다. '영웅전'의 정확한 책명은 '비교열전'이다. 그는 '영웅전'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위대한 정치가들과 장군들의 성장과정, 성격, 덕들, 업적 등을 기술하였다. 국내 번역본으로는 김병철 역(범우사), 홍사중 역(동서문화사)이 있다.
이들 역본은 완역본이지만 영역본에서 번역한 중역이다. 천병희 교수는 '영웅전'에서 10명을 선정하여 국역했다. '영웅전'에는 50명의 인물에 대한 전기가 들어 있다. 이들 중 23쌍, 46명은 비교 분석되고 나머지 네 명 즉 아라토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갈바, 오토는 단독으로 기술되어 있다.
플루타르코스는 전문적인 역사학자라기보다는 전기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후세의 사람들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영웅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생계획을 세우려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표를 제공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을 저렇게 살아가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인물들도 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서양에서 이 책이 중등학교 학생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영웅전'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특별한 감동을 주는 사람은 스파르타의 입법가 리쿠르고스,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리쿠르고스는 왕으로 추대해주겠다는 형수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유복자인 조카가 태어났을 때 만인이 보는 가운데 "스파르타 왕이 태어났다"고 선포했으며, 이 장면은 어린 단종의 왕권을 빼앗은 세조의 행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정복지에서도 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가지고 다녔으며, 부하가 페르시아 왕의 보물상자를 가져왔을 때 '일리아스'의 필사본을 그곳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승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부재 중에 책을 출판하자 항의편지를 써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제가 배운 이론들이 만인의 공동재산이 된다면 무엇으로 제가 남들을 능가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권력보다는 최선의 것들에 관한 지식에서 남들을 능가하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이 글은 지식의 독점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권력보다는 지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플루타르코스의 저작은 후세의 위대한 인물들 특별히 몽테뉴, 셰익스피어, 루소, 괴테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저서에서 그의 족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득렬 전 계명대 교수 paideia21@naver.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