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헬기 S-64E 기종은?
9일 안동시 임하면 임하호에 떨어진 산림청 소속 헬기에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블랙박스가 없는 등 산림청이 보유한 총 헬기 47대 중 12대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날 추락한 초대형 헬기인 S-64E 기종은 산림청이 현재 4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도입 당시 이미 생산을 중단한 미국 기종으로 부품 구입과 정비주기 관련 자료 조작, 수의계약 등을 둘러싸고 국정감사에서 도입 논란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하호에 추락한 S-64E 헬기에는 기계 이상 등을 포함한 운행기록과 음성녹음장치 등을 갖춘 블랙박스가 없고, 음성녹음장치만 설치돼 있어 사고원인 분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항공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라 S-64E와 AS350, Bell206L-3 등의 헬기는 블랙박스 장착 의무대상이 아니지만, 사고원인의 규명을 위해 전 기종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헬기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바람에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임하호에 추락한 S-64E 기종은 미국 에릭슨사가 제작한 것으로, 지난 2000년 도입 당시부터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매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이는 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헬기는 미국 에릭슨사가 1992년 이후 만든 것으로, 한국은 생산이 중단된 기종을 2002년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대를 도입해 부품조달, 사후관리 등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 헬기의 도입을 앞둔 200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권오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헬기를 운영하는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초대형 헬기인 S-64E 헬리탱커 도입에 반대했지만, 이들이 산림청 기종선정위원회에서 배제돼 선정과정에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또 "산림청은 이 헬기가 이미 생산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162억원을 들여 도입을 추진, 실제 가격보다 5배가 넘고 부품 구입조차 힘든 기종을 정비주기 관련 자료까지 조작해가면서 수의계약을 맺도록 유도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종사와 항공사 등 전문가들은 이미 도입된 산림헬기인 KA-32T(러시아제 카모프) 기종이 초대형 S-64E보다 성능과 조작이 우수하다고 주장했음에도 기종선정위원회가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헬기는 2007년에 도입돼 안동산림항공관리소에 배치됐으며 3대의 대형기종인 KA-32T 헬기와 함께 운용돼 왔으며, 최근 산불이 점점 대형화하면서 초기 산불진화를 위해 초대형 헬기인 S-64E 기종의 출동이 잦았다.
안동산림항공관리소 관계자는 "초대형 헬기의 경우 초기 진압 능력이 대형헬기에 비해 탁월하지만 베테랑 조종사들도 운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만 대형화되고 있는 화재의 초기진압을 위해 출동이 잦았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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