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는 기운이 온 천지를 흔들어 놓는 듯하다. 5월은 우리말로 '다섯'인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닫고 서다'(閉, 立)의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5월 달력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인의 날 등 좋은 날이 많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념일이 추가되었다. 2012년 1월 17일 공포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유권자의 날이 새롭게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조명하고 국민들의 선거 참여를 높여 주권의식을 함양하고자 제정된 '유권자의 날'은 해방 이후 보통선거를 최초로 실시한 1948년 5월 10일을 기념하는 상징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재산, 계급, 성별, 인종 등 차별을 벗어나 지금의 보편적인 보통선거가 이루어지기까지 서양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수백 년 투쟁의 역사를 거쳤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를 시발점으로 1948년 7월에 제헌헌법이 제정되고 이를 위한 제헌국회가 구성된 후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 8월 15일에 공식 출범함으로써 시작되었다. 2013년까지 기껏해야 65년의 짧은 민주주의 역사를 가졌지만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과 수호의지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굴곡의 터널을 지나 세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단기간에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선진 선거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여러 개발도상국들이 앞다투어 방문하는, 선거 한류(K-democracy)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유권자의 날' 두 돌째인 올해는 선거관리위원회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50년간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공정하게 관리해 온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이 진정한 주인, 유권자임을 알려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유권자가 중심이 되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전유성의 코미디 철가방 극장과 함께 '선거학개론 개그콘서트'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유권자라는 말을 그대로 풀어보면 권리를 가진 자, 또는 권력을 가진 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권리를 가진 것을 넘어서 그 권리를 행사할 때 진정한 유권자로서의 힘을 가질 수 있다. 국민의 또 다른 이름, 유권자!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지금 '유권자의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있을 선거에 있어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우리나라의 민주적 선거제도의 정착과 정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기원해본다.
손세현/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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