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 방방곡곡에서 창조경제 포럼, 세미나가 열풍이다. 새 정부가 국정의 핵심철학을 창조경제라고 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창조경제란 어디서 왔고 왜 지금 창조경제를 국정지표로 하였을까.
경제학자 중에서 창조경제를 주창했던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사람들이 최고의 경제학자라고 칭송하는 케인스 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슘페터(Joseph Alois Schmpeter)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솔직히 슘페터의 선언적 주장을 경제학이라는 이론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케인스의 수학적 공식에 의한 것보다 어려웠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슘페터보다 케인스를 더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인스의 경제적 처방 한계를 여러 군 데서 목격한 오늘날 우리는 슘페터의 주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슘페터의 경제이론을 여러 가지로 정리하고 말할 수 있지만, 그 핵심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와 기업가의 도전정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경쟁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기존의 경쟁구조에서 앞서 가기 위한 새로운 혁신을 하게 되고 이러한 혁신들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창조적 파괴는 이후 유명한 기술경제학자인 하버드대학의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발전한다. 그는 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의 파괴적 혁신경로를 통해서 기존의 경쟁체제를 추종하며 경쟁하는 그룹이 있는 반면 이러한 경쟁구조를 단숨에 파괴해 버리는 혁신자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 남들이 열심히 연비 경쟁을 하고 있는데 어떤 혁신자가 물로 가는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창조적 기술 파괴의 사례는 정말로 많다. 스마트폰, 디스크 드라이브, 온라인 쇼핑몰 등 신기술의 산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대부분 기존 경쟁 구조를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기업가들의 결과물이었다.
그렇다고 파괴적 혁신이 기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를 표방한 CGV는 극장이라는 인프라를 '서비스를 파는 곳'으로 혁신시켰다. 전혀 다른 업종인 스타벅스, 호텔, 금융기관, 에버랜드의 서비스를 컨버전스해서 극장 최초로 번호표 대기제를 도입하고 호텔식 카운터를 운영했는데 이 역시 파괴적 혁신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창조경제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길게 설명한 것은 새 정부의 창조 경제가 단순한 정치적 구호나 어떤 타협의 대상물이 아니란 것이다. 이미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수많은 연구가 되어 있고 성장동력이 점차 꺼져가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경제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창조경제 시대, 우리 대구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창조경제 시대에 가장 큰 수혜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면 기술과 인력이 집중된 대도시는 더욱더 성장동력이 강력해질 것이고 인구 수가 감소하면서 고급 인력의 여력이 없는 지방 도시들은 어쩔 수 없이 경쟁력 약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대구시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창조경제 시대에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조역이 될지 고민해 봐야 하겠다. 우리 대구가 과연 기업가의 도전정신을 존중해 주는 도시인지 또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혁신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 봤으면 한다.
특히 창조경제의 핵심인 다양한 지식을 융합시킬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이때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마스터플랜을 세워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공장 굴뚝의 숫자로 그 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다양한 지식을 용광로처럼 녹이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생산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때 우리가 과연 이러한 용광로를 우리 가슴속 깊이 가졌는지를 되돌아봐야 하겠다. 어쩌면 이런 답들은 그리 멀리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아마도 제이브이엠(JVM)같은 회사가 그 중 하나의 답이 아닐까. 이 회사는 현재 약국조제자동화기기를 세계 34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유럽과 북미 시장 점유율이 70%를 웃도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기업이다. 제이브이엠의 이러한 위치까지의 과정을 보면 창조적 파괴, 파괴적 혁신 그리고 기업가의 도전정신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결과물이더란 것이다. 이 기업은 중소기업이다. 그리고 대구에 있다.
박종만/엑스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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