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편지] 스케일링 경험담

입력 2013-05-06 07:05:47

'찌르륵, 찌르륵' 하는 치아가 갈리는 기계음 소리. 오랜 세월 치과에 있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소리이다. 그리고 아마 치과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나 역시 어금니 부위가 욱신거려서 몇 년 만에 스케일링을 받았다. 주변에는 스케일링을 권장해 왔으면서 정작 나 자신은 정식으로 스케일링을 받지 않은 채 부분적으로 치아를 관리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정식으로 스케일링 체험을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안을 진료할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스케일러(초음파 진동 의료기기)가 내 입안에 들어오니 이토록 불편한 줄 몰랐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치아관리는 자신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치태와 치석을 신경 쓰면서 칫솔질을 해온 내게 스케일링이란 정기적인 치료습관이 아니었다. 치과의사이면서도 솔직하게 말해 스케일링은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치아관리라기보다는 칫솔질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한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의학적인 결론은 누구나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한번에 밀려오는 고통을 분산시키려면 말이다.

스케일링의 어원은 물고기나 뱀의 비늘을 벗긴다는 뜻으로 치아의 표면에서 치석과 같은 딱딱한 물질을 긁어내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의 잇몸과 치아 사이에는 얇은 공간이 형성돼 있고 이곳에 음식물이 누적되면서 치석이라는 덩어리가 형성된다. 따라서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하고 우리의 잇몸을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어주는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스케일링의 필요성은 개별적인 칫솔질이 지닌 약점을 보완해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칫솔은 치약이 지닌 효능과 함께 잇몸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주면서 치아와 잇몸의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하지만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한다 하더라도 치아와 잇몸 사이의 틈새 공간의 이물질을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치실, 치간 칫솔과 더불어 6개월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의 상태를 점검받고 치석을 제거해야만 한다.

이러한 정기적인 스케일링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잘 안다. 나 또한 스케일링 당시의 불편함과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린 증상을 경험했기에 이해는 하지만 이삼일 정도 지난 후 입 안에 감도는 개운함과 상쾌함도 경험했기에 스케일링은 이제부터라도 정기적으로 받기로 했다. 그래서 고통을 줄이면서 스케일링을 받기 원한다면 평소에 치실과 치간 칫솔을 잘 활용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기를 권한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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