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효과?…"최상위권 도움, 앞선지도≠실력향상"

입력 2013-04-26 10:29:14

25일 대구 시내 한 학원 입구에 선행반 모집 문구가 붙어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5일 대구 시내 한 학원 입구에 선행반 모집 문구가 붙어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초'중학생의 선행학습 효과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교사들은 일부 최상위권 학생 외에는 선행학습이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학원이 밀집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자리한 한 수학전문학원 원장 A씨는 보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학 경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앞선 단계를 배워야 한다"며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은 선행학습을 한 뒤 학교에서 다시 그 내용을 익히는 학생을 이기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은 일부 사례 외에 선행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경북대사범대부설중 한원경 교장은 학원에서 1시간 강의를 들은 뒤 2시간 동안 스스로 복습하는 자세가 갖춰지지 않으면 선행학습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최상위권 학생 경우 영어와 수학 선행학습이 상급 학교 진학은 물론 학습 의욕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외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학원에서 학교 수업보다 몇 단계 앞선 내용을 들어도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고 했다.

성당중 손태복 교장은 대부분 학생에게 선행학습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라고 대충 넘어가다 보면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도 키워지지 않는다"며 "학부모들이 자녀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해 무조건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학원들의 광고에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도중 이종순 교장도 "선행학습으로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집중을 못 하다 보면 가르치는 교사도 의욕을 잃게 되고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 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며 선행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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