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유기동물

입력 2013-04-25 14:04:26

대구에서 1년간 구조되는 유기동물 수는 2천 마리 정도 된다. 이것은 관청에서 확인된 숫자이고, 사설 유기견보호소를 합치면 그 숫자는 더 증가한다.

최근에는 유기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 시민이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에서 구조한 동물을 데리고 내원했다. 기니아피그였다. 애완동물로 구입했다가 키울 자신이 없어 버린 것 같았다.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것은 보호자 때문일 수도 있고, 반려동물에 문제가 있어 발생할 수도 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문제로 더 이상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거나 이사를 가는 경우, 병원비가 부담되는 경우 등에 동물을 버리게 된다. 동물이 나이가 들어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원인은 동물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반려동물의 생태나 습성을 모르고 주변의 권유에 의해 구입한 경우에는 예상보다 크기가 크거나 보호자와 활동시간이 다를 경우, 또는 행습적인 문제가 많은 경우 버린다. 행습적인 문제는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너무 시끄러운 경우, 냄새가 많이 나거나 사람이나 동물을 무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려동물은 여러 가지 변수를 잘 파악해 구입해야 한다. 한 번 선택하면 죽을 때까지 책임진다는 의식을 가지고 선택해야 한다. 인기몰이식 입양은 절대 금물이다. 충동적인 구입은 귀찮으면 다른 사람에게 주어 버리거나 귀찮다고 쓰레기 더미에 버리게 된다.

병원에 들어오는 유기동물은 개, 고양이가 9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이구아나와 토끼, 햄스터, 오리, 다람쥐, 고슴도치 등 다양하다.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유기 고양이다.

작년까지는 고양이가 유기동물로 신고되면 구청에서 절차에 따라 구조해 10일간 공고기간을 거친 후 입양을 하거나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를 시키면 됐다. 현재는 야외에서 자생적으로 번식해 살고 있는 고양이는 길고양이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집에서 나왔거나, 주인이 기르다 버려진 경우에만 유기 고양이로 분류되고 있다.

봄철에는 길고양이가 번식한 새끼가 많다. 지난주만 해도 눈도 뜨지 않은 새끼 고양기 12마리가 구조되어 들어 왔다. 눈을 뜨지 않았다는 것은 태어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2주가 되면 고양이는 눈을 뜬다. 3주가 되면 스스로 우유를 먹을 수 있다.

병원 식구들이 아침에 출근해 고양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반려동물을 원하는 사람은 애견사에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