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車車 적재 불량 낙하물 '도로 위 지뢰'

입력 2013-04-25 11:02:38

이달 15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중구 동인동 신천대로에 철재 코일 2개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천교~동신교 방향으로 25t 화물차를 몰고 가던 전모(37) 씨가 추월하는 차량을 피하려다 급정지를 한 것. 이 바람에 화물차에 가득 실려 있던 3t 철재 코일 7개 중 2개가 고정 끈이 끊기면서 도로 위로 떨어졌다. 다행히 인근에 차량이 없어 대형 교통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2시간 동안 신천대로 1개 차로의 교통이 통제돼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3t 무게의 철재 코일이 도로 위에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대형 교통사고가 나는 건 한순간이다"고 말했다.

◆자동차전용도로 낙하물 '위험천만'=도로 위를 나뒹구는 낙하물에 봉변을 당하는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다.

신천대로와 앞산순환도로 등 대구지역 자동차전용도로를 관리하는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건 이상 낙하물 수거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모든 운전자는 차량에 적재된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끈으로 묶어 확실하게 고정해야 한다. 적재불량 차량으로 적발될 경우 4t 이하 차량은 4만원, 4t을 초과하는 차량은 5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적발된 적재불량 차량 단속 건수는 531건이다. 상당수의 화물차량이 과적 또는 적재불량 상태로 도로 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것.

경찰에 따르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1t 화물차량은 적재물을 싣고 내리는 횟수가 잦다 보니 고정 덮개를 씌우거나 묶지 않아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대형 화물차량은 장거리 이동 중 차량이 흔들려 적재물을 고정한 덮개나 안전고리가 풀려 적발되곤 한다.

낙하물 종류는 파지와 일반 쓰레기, 철재 코일, 고철 건축자재 등 다양하다. 이사철이 되면 적재불량의 이삿짐센터 차량에서 이불과 옷이 담긴 보따리들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들 낙하물은 뒤따르던 운전자의 급제동, 급차로변경, 추락한 낙하물로 인한 차량 파손 등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낙하물로 인한 차량 파손은 5건이다. 뾰족한 쇠붙이나 나사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낙하물에 타이어나 차량 일부가 파손된 것이다. 지난 2011년 9월 대구 서구 이현동 신천대로 위에 알 수 없는 차량에서 떨어진 25㎏가량의 건축자재가 나뒹구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차량 5대의 타이어가 터졌으며 1시간쯤 차량이 통제돼 교통정체를 일으켰다.

◆사고 나도 보상 막막=낙하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도 보상받을 길은 막막하다. 대형 낙하 사고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낙하물 사고가 원인 제공자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피해 운전자는 대구고등검찰청에 도로 관리 부실에 따른 국가 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배상심의위원회를 거쳐서 배상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책임 소재가 워낙 불분명한 탓에 배상받는 경우가 드물다.

대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24시간 순찰을 하며 도로 위 낙하물 수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낙하물도 많다"며 "낙하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전자가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거나 감속운전을 통해 스스로 안전한 주행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경찰청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적재물이 도로 바닥에 떨어지면 럭비공처럼 튕겨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며 "무거운 적재물을 실은 화물차량은 틈틈이 적재상태를 확인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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