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경기둔화 우려감 고조 원자재시장 타격·증시도 요동
한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 경제는 감기가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시절, 미국의 영향력을 대변해 주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계 경제는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제 원자재시장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값이 폭락하고 뉴욕 다우지수는 곤두박질을 쳤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때문이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청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8%)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곧바로 국제 경제에 후폭풍이 몰아쳤다. 경제성장률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원자재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에 비해 온스당 140.3달러(9.3%) 급락해 3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58달러(2.83%) 떨어지면서 종가 기준으로 올 최저치인 88.71달러로 주저앉았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16일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개장 직후 95센트가 떨어져 배럴당 99.6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국제 증시도 쇼크 상태에 빠졌다. 15일 뉴욕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5.86포인트(p) 하락한 14,599.20을 기록, 최근 5개월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국내 증시도 출렁거렸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896.69까지 밀리는 약세를 보였다. 급락하던 코스피지수를 떠받친 것은 이날 발표된 추가경정예산이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7조3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소식에 코스피지수는 가까스로 1,920선을 지켜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2%에서 8%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원자재시장과 금융시장에 닥칠 중국발 후폭풍이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추가경정예산이 끌어올린 코스피지수는 18일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G2(중국,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3.78p 내린 1900.0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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