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3명을 새로 뽑는 4'24 재보궐선거는 '초미니 선거'지만 선거 결과가 불러올 영향력과 파급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치러지는 첫 선거로 '초반 평가'라는 의미가 큰데다 무엇보다 원내로 진입하게 될지도 모르는 인물군상의 면모가 정치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여야 모두 반대했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 강행하면서 여야가 "불통 정치의 '병풍 역할'만 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헤비급 정치인의 출현 가능성은 대(對)청와대, 대정부, 여야 관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무성의 복귀에 얽힌 함수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소 우세'에 있다. 새누리당 소속 한 국회 상임위원장은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변이 없는 한두 자리는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야성(野性)을 되찾고 있는 부산경남의 굵직한 정치인이고,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정권 재창출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중량감이 큰 인물이다. 원내로 진입하면 5선이 돼 7선의 정몽준 의원 바로 다음이다. 곧바로 '당 대표감'으로 부상할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되는 것.
대선 이후 황우여 지도체제가 박근혜정부를 위한 인수위원회 난맥상이나 각종 인사(人事) 문제, 당'정 소통 문제 등에서 제대로 직언(直言)하지 못하면서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김 전 원내대표의 복귀를 바라는 당내 분위기가 적지 않다. 특히 그가 할 말은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이라는 점, 친이명박계 등 새누리당 내 비주류 진영과도 유대관계가 좋다는 점, 앞으로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이 빠진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각종 선거전에 출격해야 한다는 점에서 김 전 원내대표가 당'청 관계를 바꾸는 '역할론'에 응답해야 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안철수 블랙홀 걱정?
18대 국회, 정치권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명박이라면, 여의도 대통령은 박근혜"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박 대통령은 18대 국회에서 4선 국회의원이었지만 모든 언론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로 표현하면서 대우했고, 현안마다 이명박정부의 대척점에 서서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 왔다. 기자들의 펜과 마이크는 모두 '박근혜의 입'을 바라봤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대서특필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를 바라보는 정치권은 또 다른 '여의도 메시아'의 출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무소속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안 후보가 원내로 들어오면 부족했던 정치 경험을 쌓으면서 사사건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안 후보가 신당(新黨)을 창당할 것이냐는 물음에 여러 각도에서 고민 중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신당의 파괴력도 주목된다. 5'4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이 정체성 혼란과 노선 투쟁이라는 난맥상을 보이면서 신당으로 유턴하는 의원들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오는데 새누리당세(勢)가 약한 수도권에서 이른바 '주새야안'(주간엔 새누리당 야간엔 안철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충청권 축, 누가 점령할까
새누리당으로선 충남 부여'청양에 출마한 이완구 후보(전 충남지사)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는데 고무돼 있다. 이 전 지사는 선거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의 맹주이기도 하지만 원내로 진입하면 3선 의원으로 곧바로 중진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충북에는 송광호(4선), 정우택(3선)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이 두 명 있지만 충남에는 홍문표, 김태흠, 김근태, 김동완 의원 등 초'재선밖에 없다는 점도 그의 복귀는 새누리당으로선 큰 희망이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권 경종론'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한국농어촌공사 부여지사장 출신인 황인석 지역위원장을 공천했음에도 인지도 측면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