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패션매장 확산 손님도 상인도 젊어져
◆젊은 분위기
서문시장이 젊어지고 있다. 동산상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20, 30대 패션매장이 옆 아진상가를 거쳐 지난해 새롭게 입주한 2지구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젊은 주부와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신세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커피숍 등 젊은 층을 겨냥한 가게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중장년층이 과거의 추억을 되씹는 곳으로 여겨졌던 서문시장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영 트렌드의 시발점은 동산상가. 2000년대 들면서 동산상가는 동성로 못지않은 패션 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3층 매장 상인이 젊어지면서 매장 물건도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매장과 이웃해 있는 아진상가까지 영향을 미쳤다.
동산상가 3층에서 토털여성의류를 취급하고 있는 '꼬모'의 주인 이해진 씨는 "동성로만큼 상인이나 손님들이 젊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진상가에도 젊은 엄마들과 여대생들의 발길이 잦다. 이곳은 의류 부자재와 액세서리 판매상들이 많은 곳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새로운 옷을 원하는 신세대들에겐 이만한 곳이 없다. 가족들에게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히려는 젊은 주부들의 왕래도 잦다. 가방 부자재점인 경신상회에서 근무하는 김동한 씨는 "싼 비용으로 자신만의 패션 감각을 발휘하고자 하는 신세대들과 가방 만들기에 재미를 붙인 젊은 주부들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시중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새롭게 입주한 2지구의 변화 속도는 더 빠르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있고 인테리어가 깔끔해진 원인도 있지만 매장 풍경 자체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속옷 매장, 원단 매장 등이 주를 이뤘던 기존 모습과는 달리 20, 30대를 겨냥한 패션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미희(27'여) 씨는 "동성로에 비해 손색이 없을 만큼 매장도 많고 옷 종류도 다양해 시장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2지구의 경우 기존 상인들이 임대를 내주면서 동성로에 있던 패션쇼핑몰 입주 상인과 길거리에서 패션가게를 운영하던 20, 30대들이 대거 입주했다.
1층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임수미(29) 씨는 "주말에 데이트 겸 쇼핑하러 오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했다.
◆세대교체와 친절
상인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 1세대 상인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부모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2세나 젊은 도전자들이 늘고 있는 것. 젊은 사장들은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을 누비며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배우는가 하면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등에 공을 들여 전통시장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동산상가의 한 상인은 "젊은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독특한 아이디어가 넘치고 제품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상인들도 달라지고 있다. 상인대학 등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소방과 위생, 서비스 교육 등 끊임없이 교육을 받고 있다. 유통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도 받았다. 교육 이후 환불 문제로 고객과 다투는 일이 이전보다 급격히 줄었다.
한 상인은 "'노력하니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는 변화가 일고 있다"고 했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상인도 30, 40대로 젊어지고 2세 상인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젊은 손님도 많아지는 등 시장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 "시장 차원에서도 젊은 고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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