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랑 대구자랑] <16> 교육·의료도시

입력 2013-04-18 08:00:00

조선 중기 강안문한 산실, 후기엔 민족의학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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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시\' \'의료도시\'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구는 교육'의료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구사범학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산실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학교 동문들이 옛 대구사범학교 건물 옆에 세운 기념비.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교육도시' '의료도시'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구는 교육'의료를 통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구 동산의료원 심장내과 김권배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병실 회진 시 환자들에게 설명해야 할 사항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달 30일 구미시 무을면에서는 눈길을 끄는 행사가 열렸다. '대구 교육의 전설' '대구 교육계의 큰 별'로 불리는 김연철 전 대구시교육감을 기리는 공덕비 제막식이 열린 것. 4, 5대 교육감을 지낸 고인은 재임 중 대구 고교생 학력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교육도시 대구'에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땀과 열정이 모여 '교육도시'는 대구를 수식하는 단어가 됐다. 이와 함께 '의료도시' 역시 대구를 상징하는 수식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구, 오래전부터 교육도시였다.

서울대와 같은 수도권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고, 초'중'고교생들의 성적이 전국 상위권을 차지한 덕분에 대구는 일찍부터 교육도시로 일컬어졌다. 교육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교사들과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학생들의 향학열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다.

이 같은 부분들도 '교육도시 대구'에 기여했지만 알고 보면 교육도시 대구의 역사는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낙동강과 뱃길로 연결된 금호강은 대구의 젖줄인 동시에 16, 17세기 강안문학(江岸文學'강을 따라 오가며 문학행위를 하는 것)의 요람이기도 했다. 이 무렵 대구 최초의 사립교육기관인 연경서원(硏經書院) 등을 중심으로 대구에서 유학의 꽃이 피었다.

대구 최초의 서원 연경서원(1563∼1871년)은 지역 유림이 앞장서 문을 열었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당시 대부분의 서원은 지방 수령이 주도하고 선현을 제향하는 기능을 우선시한 데 비해 연경서원 건립에는 지역 유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제향보다 교육과 강학을 위주로 했다. 연경서원은 경상감영이 있는 대구지역에 위치한 덕분에 경상도 관찰사와 대구부사 등과 같은 고급 관리와 많은 유림이 방문하는 등 적극 후원했다. 강학에 참여한 인물 대부분이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하기도 한 호국의 산실 역할도 했다. 연경서원을 복원해 대구가 옛날부터 교육도시라는 걸 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육도시 대구에서 대구사범학교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졸업한 대구사범학교는 수많은 인물을 배출, 인재의 요람이 된 것은 물론 교육도시 대구를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또한 교육도시 대구를 낳은 토대 가운데 하나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열(敎育熱)이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자식만은 제대로 교육을 하겠다는 이 지역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원동력이자 교육도시 대구의 밑거름이 됐다.

◆메디시티 대구

대구는 전통적으로 의료가 발달한 도시다. 한의학 대저서인 '동의보감'이 경상감영에서 두 차례(영조 29년'1753년, 순조 14년'1814년)나 간행됐다. 이는 대구가 조선 후기 민족 전통의학의 중심지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의 근대의학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힘든 시기를 헤쳐나온 뒤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 지방에서는 이르게 근대병원인 제중원이 설립되고(1899), 경북대 의대의 전신인 대구의학강습소가 1923년에 서울, 평양과 함께 설립된 바 있다. 광주 등 다른 지방이 20년 후에 근대의료교육기관이 설립된 것을 비교하면 대구 의료교육의 깊은 전통을 알 수 있다.

의료도시 대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6월 30일까지 대구 중구 포정동 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중인 '근대의료도시 대구전'이 그것. '달구벌, 100년 전 메디시티의 모습을 찾아'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근대화시대 대구의 의료기관과 의료서적, 진료기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경북대병원 전신인 대구자혜의원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그곳에서 근무한 조선인 의사 최일문의 관련 자료도 소개되고 있다. 동산의료원 전신인 대구 제중원의 옛 모습과 대구의료원의 전신인 대구부립회생병원의 1920년대 사진, 대구의학강습소의 1930년대 사진 등도 공개되고 있다. 1933년 의학전문학교로 승격된 대구의학강습소의 졸업생은 별도의 의사자격 시험 없이 의사면허가 부여됐다. 당시 의학전문학교 입학경쟁률은 평균 9대 1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빛나는 전통을 바탕으로 대구는 세계적인 메디시티를 꿈꾸고 있다.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유치 등과 함께 분자이미징센터, 유전체연구원, 뇌병원 등의 설립'유치를 통해 세계에서 으뜸가는 의료도시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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