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퍼터의 그랜드슬램…골프단체 퇴출 찬반 논란

입력 2013-04-16 09:55:51

선수는 달랐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롱퍼터'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제77회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이 롱퍼터를 사용해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011년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US오픈(웹 심슨), 같은 해 브리티시오픈(어니 엘스)에 이어 마스터스의 유리그린까지 4대 메이저대회를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들이 장악했다.

생애 처음 마스터스를 제패한 스콧은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접전을 벌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버디 퍼트를 성공, 롱퍼터의 위력을 발휘했다.

가슴까지 오는 긴 샤프트를 장착한 퍼터를 사용하는 스콧은 "최근 성적이 좋았던 것은 롱퍼터 덕이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영국왕실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2016년 1월 1일부터 롱퍼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골프규칙을 바꿨다.

여기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두 골프단체의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아직 롱퍼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롱퍼터가 골프를 장비의 게임으로 만든다"는 의견에 대해 선수들 사이에도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이번 마스터스에서 스콧이 우승했지만 롱퍼터를 사용한 다른 선수들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엘스만이 공동 13위로 1언더파 287타를 적어냈지만 브래들리는 공동 54위(9오버파 297타)에 그쳤다.

심슨은 아예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스콧에게 연장전에서 패한 카브레라는 "스콧이 훌륭한 선수이기에 우승한 것이지 롱퍼터 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200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샤프트가 긴 퍼터를 사용했지만 스콧처럼 그립이 몸에 닿는 퍼트를 하지 않았다.

롱퍼터가 마스터스까지 제패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지만 "그렇게 좋은 퍼터라면 왜 모든 선수가 사용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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