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재발견 시리즈 1부가 끝나고 2부 '행복한 은퇴자'가 시작됐습니다. 대구경북에 있는 행복한 은퇴자를 찾아 그들의 생활과 생각 그리고 삶에 대한 태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이 의도이지요.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분명 행복한 은퇴자인데 본인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은퇴자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행복한 은퇴자는 남들이 보기에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해' (just enough)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 스티븐슨 명예교수는 그의 책 '그 정도면 충분하다'에서 우리 삶의 목적은 극대화(maximization)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대신 '이 정도면 충분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지요. 어느 하나가 A+ 인 삶이 아니라 일과 여가 가족 등 중요한 요소들이 균형 잡힌 B+의 삶을 지향하라고 주문합니다.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여기서 접을 줄 알고 이 정도면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은 상당한 지혜와 내공을 요구하는 일이지요. 그래서 '이 정도면 충분해'를 아는 사람이면 행복한 은퇴자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은퇴 후 눈과 마음에 들어온 시가 있습니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아주 짧은 시이지요.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이것이 시의 전부입니다. 이 시처럼 내려가야만 하는 은퇴자에게는 올라갈 때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겸손과 감사 소중함 진실 가족 등이 포함 될 수 있겠지요.
아마 대부분의 은퇴자들도 이 시에서처럼 은퇴 후 새롭게 눈에 들어온 꽃들이 많겠지요. 이 꽃들을 소중하게 가꾸며 욕심 없이 즐겁게 살아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은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행복한 은퇴자가 너무 많아 누구를 먼저 만나야 할지 고민하는 그날을 기대합니다. 꿈이 너무 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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