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옷장에는 몇 개의 명품가방이 있나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해외 유명브랜드 가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편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고가 수입브랜드 사랑은 유별나다. 국내 성인들은 이른바 명품브랜드를 평균 9개가량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여행 가서라도 고가 수입브랜드 산다
국내 고가 수입브랜드 시장 규모는 2010년 5조원으로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10일 20세 이상 고가 수입브랜드 구매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가 수입브랜드를 평균 8.81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3개 갖고 있다는 응답자가 37.9%로 가장 많았으며, 4'5개 22.4%, 6~10개 21.9%였다. 평균 11~15개의 고가 수입브랜드가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7%, 50개 이상 3.4%였다. 이 가운데 100개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0.9%가 있었다.
응답자들이 연간 구입하는 고가 수입브랜드는 평균 1.93개. 평균 3개 이하가 전체의 91.7%였고 4'5개 5.7%, 10개 이상 1.3% 순이었다. 이들이 고가 수입브랜드 구매에 연간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271만원, 연간 1천만원 이상 구입자도 5.2%, 이 가운데 2천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이도 1.9%에 달했다.
이들이 고가 수입브랜드를 구매한 장소는 백화점(45.5%), 면세점(19.2%), 인터넷'홈쇼핑(14%) 순이었다. 제품 및 가격 탐색은 인터넷에서 하지만 실제 구매는 백화점 이나 면세점 등 오프라인에서 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가 수입브랜드를 사는 이유에 대해서는'자기만족'(49.1%)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품질 우수'(20.6%), '남들이 많이 사용'(13.1%)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구매 계기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구매 계획'이 전체의 59.1%로 가장 많았고 '할인판매를 해서'(19.7%), '기분 전환'(10.6%), '점포에 우연히 들렀다가'(7.3%)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들의 수입브랜드 사랑은 외국 여행으로까지 이어졌다. 22.1%는 고가 수입브랜드를 사려고 국외 여행까지 했다고 답했고, 다른 국외 여행자에게 고가 수입브랜드 구매를 부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5%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37.4%는 고가 수입브랜드 구매를 위해 다른 비용을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수입브랜드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에 모조품인 '짝퉁'을 산 적이 있다는 응답도 전체의 45.6%나 됐다.
◆국내에서 더 비싼 수입브랜드
우리나라의 수입브랜드 사랑에도 국내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으로 분석됐다.
고가 수입품의 개당 평균 가격은 가방이 약 200만원, 지갑이 64만원, 벨트가 48만원, 신발이 68만원, 의류가 84만원, 시계가 410만원이었다.
이는 다른 나라보다 비싼 편이다. 소비자원이 주요 선진국에서 판매되는 루이비통 등 가방류 50개 가격을 분석한 결과(구매력 지수 기준) 한국(100)이 대만(133.7)에 이어 가장 비쌌다. 외국 평균은 70.5에 불과해 같은 제품도 국내에선 3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탈리아(49.3), 프랑스(46.0)에 비해서는 해외 고가브랜드 가격이 배 이상 비쌌다.
환율 기준으로 보면 한국(100)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일본(103.8), 대만(100.3)에 이어 가격이 높았다. 외국 평균은 88.23이었다.
해외 고가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2008년 소비자 피해 건수는 154건에 불과했으나 2009년 279건, 2010년 325건, 2011년 467건으로 해마다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해외 고가브랜드 피해 접수 품목을 살펴본 결과 의류(46.9%), 가방'지갑(38.9%), 신발(6.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 고가브랜드 구매 경험자 1천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가격이 비싸다'는 응답도 81.2%나 됐다. 구매자 중 실제 피해를 본 경우는 전체의 25.7%로 이 가운데 피해 처리 기간이 한 달이 넘었다는 답변이 32.7%에 육박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대학교수, 소비자학 박사, 국어학자 등 12명에게 해외 고가브랜드를 '명품'으로 부르고 있는데 대해 자문한 결과 7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해외 고가브랜드의 국내 가격이 프랑스 등 현지 생산국보다 크게 비싸고, 한'EU 자유무역협정 발효 후에도 가격 인하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올라간 경우까지 있어 다양한 유통환경과 가격경쟁을 통한 합리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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